바벨탑 하단의 받침대 두 쪽이 배경의 종이와 연결되어 있다. ‘17.9cm tall Tower of Babel’(부분)
얇은 A4 용지 한 장만으로 멋진 조각을 만들 수 있을까? 덴마크 출신의 종이조각가 피터 칼리슨의 작품을 보면 이런 의구심이 눈 녹듯 사라진다. 위태로운 바벨탑, 옷장 속에서 뛰쳐나온 유령, 눈 덮인 산, 가느다란 거미줄에 이르기까지 펼쳐지는 그의 종이조각은 ‘A4 용지의 마술’이라 할 만하다. 다음달 7일까지 관훈동 두아트갤러리 2·3층에서 열리는 칼리슨의 ‘A4 종이조각’ 전을 감상해본다.
이번 전시는 런던 골드스미스 칼리지를 졸업하고 유럽을 거점으로 활동해온 칼리슨(Peter Callesen, 38)의 첫 번째 한국 개인전이다. 칼리슨이 만든 조각들은 A4 용지 1장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완성된 입체 형상의 일부는 마치 탯줄로 엄마의 자궁과 연결된 태아처럼 그 모체인 종이와 이어져 있다.
원 재료인 A4 용지의 윤곽을 그대로 남겨놓음으로써 조각의 출발점이 어디인가를 보여주는 설정 역시 기발하다. 종이로 입체적인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뿐 아니라 여분의 재료마저 적절히 활용해 공간감을 살려내기 때문이다.
칼리슨은 흔하다는 이유로 평가절하 되어온 A4 용지의 물성에 주목한다. 쉽게 버려지는 A4 용지는 견고한 조각의 물성에 대한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1960년대 초 클래스 올덴버그가 선보인 ‘소프트 조각’ 이래로 조각의 재료는 보다 다양해졌지만, 고작 종이 한 장으로 만든 조각은 손으로 꾹 누르면 망가질 듯 위태로워 보인다.
그러나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너무나 연약하고 흔해서 쓸모없어 보이는 것 속에 잠재된 미완의 세계를 형상화했을 때의 감동은 그만큼 극적인 것이 된다. 예컨대 그가 A4 용지 1장으로 만든 눈 쌓인 언덕과 빙하지대의 거대한 스케일은 그 속에 함께 묘사된 인간의 유약함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작고 하찮은 존재 속에 담긴 거대한 꿈과 환상의 세계를 발견해낸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전화 02-738-2522.
출처 :: http://feature.media.daum.net/photoessay/slide0187.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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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웹진으로 봤었는데....
답글삭제실제로 봤니? 안봤으면 시간내서 함 보러가렴. 나야 못가지만, 넌 자유롭잖니.
그럴까? 실제로 보고 싶기도 해. 어떻게 만들었을까 참 신기하기도 하고..^^;
답글삭제비밀 댓글 입니다.
답글삭제^^ 그래..그랬구나. 무척 덥긴 하지. 짜증내지 말고 스마일하게~ 나도 땀이 주르르르르륵!이다. 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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