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3일 일요일

무더위 속에서...

정말 더운 날씨의 연속입니다. 일 보느라 몇 군데 돌아다니고 그 사이사이 땀으로 범벅이었지만 무사히 일은 잘 봤습니다. 일 다 보고 나서 하루는 아주 푹 잠을 잤습니다. 이상하게 요즘 많이 피곤하더군요. 그리고 상해에 있는 중국 친구를 만났습니다. 예전엔 상해미술영화제작소에서 '상해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을 준비하던 친구들이었는데 이젠 다른 곳으로 옮겨갔더군요. 새로운 직장, 새로운 환경에서 다들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점심과 맛있는 차(茶)를 마시고 노래방에 갔습니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간 노래방에서 각자 노래실력을 자랑했지요. 처음엔 노래 못한다고 빼던 친구는 노래방을 떠나기 전까지 엄청나게 많은 노래들을 불러댔고 노래는 자신있다며 신나하던 친구는 역시 멋진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장춘에서 같이 공부(까지는 아니자만 알고 지내던)했던 벨기에 친구는 저녁 늦게 만났지요. 다른 벨기에 친구들과 프랑스, 폴란드, 중국 친구들과 함께 와인을 먹고 있다고 하더군요. 밖이 너무 더워서 집에서 모여있다며 집으로 오라 하더군요. 겨우겨우 찾아간 집에서는 모두들 기분 좋게 얘기하고 가볍게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영어로 소통을 하긴 했지만 가끔 불어와 네덜란드어, 중국어까지 섞이며 아주 복잡한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전 영어가 짧으니 중국어로 하는 얘기 말고는 띄엄띄엄 알아들었지요. 아~ 영어를 미리 공부하지 않았던 게 왜 이리 후회가 되던지요. 그나마 조금씩 들리던 얘기들도 친구들이 술을 좀 마신 후에 하는 얘기들은 전혀 들리지도 않고 농담의 타이밍도 맞추지 못하고 뻘쭘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소통이 조금이라도 자유스러워질까요? 모를 일이지요. 어쨌든 덕분에 벨기에산 맛있는 술을 마시고 오긴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갔습니다.

상해의 다른 곳은 돌아다닐 엄두도 나지 않더군요. 날씨가 덥다는 이유 말고는 없습니다. 작년에 상해에 왔었을 때는 이정도로 덥지 않았던 것 같은데 역시 60년 만의 폭염이란 말이 정확한 듯 싶습니다. 낮 온도가 37도, 38도를 웃도니까요. 공기가 온풍기 바람 같습니다. 숨이 턱~막히고 손가락만 까닥해도 땀이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그런데 상해 사람들 대부분은 땀을 흘리지 않는 것 처럼 보이더군요.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인지 제가 보지 않을 때 닦아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요. 이제 중국 일도 이래저래 대충 마무리하고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꼭이든, 꼭이 아니든 해야할 일들이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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