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6일 월요일

삼성로? 공직자의 책무?

퇴근 후 뉴스를 보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삼성관련 기업이 밀집되어있는 구간을 삼성이 유리하도록 도로 확장 계획을 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삼성에서 돈을 대고 설계도 역시 삼성측에서 작성했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삼성이 차지하고 있는 땅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일반인들만 다른 곳으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는 요지의 기사였다.

역시 삼성이군...이라는 생각이 미처 가시기도 전에 경기도 지사 김문수 씨는 "대한민국 최고의 자랑 삼성이 마음 놓고 기업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 드리는 것이 이 시대 공직자들 모두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이런~ 삼성을 밀어주는 게 공직자들의 책무라니. 그 땅에 30년 넘게 살아온 주민들은 그 터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쫓겨날 처지인데 경기도 지사라는 사람이 삼성이 대한민국의 최고의 자랑 운운하며 이들을 서포트 해주는 게 공직자들의 '책무'라고 말하다니... 우린 정말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다. 뭐 한두 번도 아닌 상황을 자꾸 그렇게 어물쩡 넘어가니 그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고 있는 게 아닌가.

한국에서는 (새삼스럽지도 않게) 꼬박꼬박 세금내는 사람만, 양심적으로 투표를 한 사람들만, 자신의 손으로 선출한 사람을 순진하게 믿는 사람들만 손해를 보는 이상한 상황에 숨통이 옭아매지고 있다.

댓글 2개:

  1. 저도 그 기사를 보긴 했습니다. 공직자라는 범주에 속한다면 속하고 아니라면 아닐수도 있는 小官에

    있지만은.... 저역시 씁쓸한 웃음만 나오게하는 기사였던 것 같아요. 저희로서는 도무지 알수 없는

    높으신 분들의 고매한 뜻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저역시도 이해가 되지 않구요. 공직자의 책무라는 것이 과연 어느것이 옳고 그르고 여론에 나타나는 것이 어느것이 절대적인 옳고 그름인지 혼란스럽

    기 그지 없는 요즘입니다. 어줍잖은 잣대로 세상을 제려는 공권과 반토막의 진실로 공권력을 까대는 언론 사이에서 우리같은 일반 서민의 눈을 가리고 아웅하는 자는 과연 누구인지 조차 의문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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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xucheng - 2007/07/17 01:18
    그러게. 씁쓸하지. 고매한 뜻은 없었을거야. 그렇게 '공직자의 책무'를 다한다는 핑계로 '같은 계급'에게 혜택을 주는 걸지도. 아니, '같은 계급'이 아니라 이미 자본에 종속된 '하위계급'일지도.



    일반 서민의 눈을 가리고 아웅하는 사람들은 일반 서민이 아닌 자들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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