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인류가 이 땅에 존재하면서부터 시작된 주술적 행위이다. 주술적 행위는 이상하거나 신비한 주문을 외우는 행위가 아닌 우주의 신 앞에 자신을 오롯이 드러내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이 행위의 시작은 '달램의 포즈'이다. 천지가 뒤흔들리고 자연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인간은 그 자연과 천지(우주) 앞에 두 손을 모으고 빌기 시작했는데 그건 다시 말해 자연과 우주를 달래보려는 행위였던 것이다. 그건 자연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진솔한 종교적 행위였던 것이다. 이후에 수 많은 종교가 생겨났지만 추구하는 건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속여 자신의 잇속을 채우는 사이비 집단만 아니라면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종교는 나쁜 게 아니지만 처음 발을 떼던 초발심을 잃고 진리와 사실을 추구하지 않을 때 "종교의 틀"이 생기며 그 안에 스스로를 가두게 된다. 종교적 신앙을 할 것인가 진리적, 사실적 신앙을 할 것인가. 자신이 섬기는 신 혹은 절대자는 자신만의 것인가, 초월적 존재로서 우리 모두의 것인가. 자신은 절대자의 부름에 소명을 다하여 주어진 사명을 수행해 내는 구도자인가 아니면 자신의 만족과 안위를 위해 절대자의 부름을 자신의 뜻대로 해석하고 곡해하며 신을 핑계삼는 거짓 구도자인가.
종교의 역할에 다하지 못하는 종교는 그 간판을 내림이 마땅하다. 그건 종교의 힘을 빌어 자신의 영혼을 살찌우겠다며 남을 기만하고 속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종교가 진정한 종교로 서기 위해서는 종교적 신앙이 고취되는 대신 진리적 신앙으로서 절대자와 신 앞에 최소한의 행위로서 나와 타인에게 영혼의 안식을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작금의 종교들은 (상당부분) 종교를 위한 종교로 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뿐 그들이 섬기는 신과 절대자를 위한 참된 신앙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종교 행위가 퍼포먼스로만 존재하는 한 인간의 영혼은 구원받지 못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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