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2일 목요일

그래도 그래...

맨날 먹는 술이 아니어서 그런지 가끔 먹는 술은 속은 멀쩡한데도 정신이 조금씩 혼미할 때가 있어. 그런다고 술이 취했다고 말하기엔 좀 어정쩡한 그런 상태.

오늘도 동생들과 술을 먹었어. 그런데 말야... 처음 술을 먹을 때와 술이 조금 들어갔을 때와 술을 좀 많이 먹었을 때와 말하게 되는 건 조금씩(때론 많이) 다른 것 같아.

뭐 랄까... 나이를 먹어간다는 걸 실감한다는 건 너무 상투적인 것 같고 나보다 젊은 애들에게 느끼는 부러움? 에이, 사실 그것도 아니다. 난 나이먹는 게 좋은 걸. 부러움이 아니라면 뭘까? 아직도 난 마음은 젊은 것 같은데...하긴 아직도 마음이 젊다는 건 아직도 철이 덜 들었다는 것일까?

내 옆에 없는 내 짝에 대한 막무가내인 그리움? 그리움이라고 말하기엔 크고 누군가 옆에 있어서 술 마실 때 술을 마시지 않을 때도 가끔 서로가 필요할 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해. 이건 부정할 수가 없군.

그 렇다면 이런 감정들이 바로 외로움이라고 말할 수 있나? 살아도 살아도 늘 혼자라는 건 견뎌낼 수 있지만 그 견뎌냄도 누군가와 내가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지만 가끔 이렇게 술을 좀 먹고 오는 날엔 내 옆에 아무도 없다는 게 좀 버겁긴 해.

이런 날은 그냥 외롭다고 말할게.
나와 대화할 수 있는 아무도 없다는 것에 대한 쓸쓸함? 이 말도 그리 어울리진 않지만 적막함이 때론 좀 싫어. 때론 무척 좋은데 말야. 그냥 이렇게 사는 것도 어떤 날은 즐거운 데 어떤 날은 싫거든... 내가 좀 이상한가?

오늘은 누가 좀 옆에 있었으면 싶어...


04|06|27 02:20:09

** 지금이야 함께 있는 사람이 있으니 지금 상황에서 이런 글을 올리면 오해할 여지가 많지만 이건 엄연히 04년도 6월에 쓴 글이라는 것. 3년하고도 5개월이나 묵힌 글을 처음 끄적여봤던 다른 블로그에서 옮겨 옴. 그쪽은 아무래도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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