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30일 목요일

뉴스 후 '장자연'관련 내용을 보며 '답답'

뉴스 후 '장자연' 관련 내용을 보고 나니 답답함이 밀려든다. '뉴스 후'에서 말하는 게 절반만 진실이라 하더라도 프로그램에서 소개 된 경찰의 발표내용 및 인터뷰 내용을 보면 기가 찬다.

김 대표의 전화통화 리스트가 확보되었다는 제작진의 이야기에 전화통화 한 경찰 관계자는 "문자 메시지로 넣어달라"고 했다가 수천 건이 넘는다고 하니 깜짝 놀라면서 "전자메일로 보내달라"고 한다. 그게 경찰이냐.

수사가 끝나면 실명과 피의사실 모두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한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실명이라고 말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스스로가 흥분해서 그랬다"면서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흥분하면 무슨 말인들 못해??

경찰 관계자가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성상납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장자연씨 통장을 살펴봤는데 돈이 입금된 흔적이 없어서 혐의사실을 입증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런 예를 들어 미안하지만) 수 없이 많은 '안마시술소'나 '룸싸롱'에 가서 비용을 '아가씨'들에게 직접 주는 경우도 있더냐.

뭐, 경찰의 '안습수사'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 놀랄 일은 아니지만 답답한 건 답답한 거다.

그 와중에 과거 연예인 서세원 PR비 관련사건과 이수만 공금횡령 사건과 더불어 연예인 성상납 관련 내용까지의 수사를 지휘했었던-나중에 좌천되었지만- 김규헌 부장검사의 인터뷰 내용이 그나마 속을 풀어주더라. 김규헌 검사의 솔직함을 보며 그의 앞날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그 불안함이 원인이 이 나라 권력들의 지속되는 안하무인 때문에 생긴 어이없는 노파심이란 걸 생각하니 김 검사 보다 잠깐의 내 자신이 측은하더라.

'한통속'이란 말이 있다.

출처: 다음(DAUM) 국어사전 중


'권력'이 있는 자들과 '돈'이 있는 자들이 모여 '한통속'을 이루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남의 기분과 처지같은 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들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들과 같은 '힘'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과 그들의 '힘'을 부러워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세상에서 '장자연'의 억울함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프로그램 말미에 장자연씨가 '어머님의 제삿날에 조차도 불려나갔다'는 이야기는 고인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대우'도 하지 않았던 '힘'들의 본색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라 생각한다.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고 장자연 씨의 죽음에 침묵하는 연예인들...
    최진실 씨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 많은 동료 연예인들이 공적인 자리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안타까워 했다. 그 중 누군가는 우리는 절대로 혼자가 아니라고 했고 누군가는 자기가 받은 상을 바치겠노라고도 했었다...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게 비쳤다. 모두들 깨닫는 바도 많은 것 같았다. 그래서 반드시 연예게란 곳이 경쟁과 이해관계만 존재하는 곳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그런데 요즘 상황들을 보고 있으면 그 때의 아름다운 애도의 모습들은 모두 껍데기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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