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22일 수요일

내 안의 '적'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내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말고는 친구도 없고
병사로만 10만.
백성은 어린애, 노인까지 합쳐 2백만도 되지 않았다.

배운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은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징기스칸이 되었다.

- 징기스칸 -

상대평가를 하며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은 전형적이긴 하지만
꽤 나름대로 자신에게 용기를 주기도 하고 자부심을 갖게 한다.

어쨌든 "적"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음에 동감한다.
"나"를 이기는 자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가 아니겠는가.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들, 내가 살며 해결해야 할 것들에게 대한 고민이 지지부진하다면 언제나 그렇게 목 매달고 끌려가는 삶이 될 터. 하루에도 몇 번씩 스러질 마음 일으켜 세우는 게 어려워도 해야하겠지.

죽기밖에 더 하겠어?라는 말이 폼잡는 말이 아닐 때...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오롯한 "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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