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10일 금요일

음식과 종교인

미식가는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 멋있는 음식들을 찾아 다니고 그 맛을 즐기며 삶에 대해 알아가고 터득해간다. 하나의 취미일 수도 있고 하나의 직업일 수도 있고 그냥 삶일 수도 있다. 요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잘 알지만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 요리의 역사(기원), 사람과의 관계성, 문화적 코드로서의 의미 등에 대해서도 잘 알 것이다.

어느 한 방면의 전문가는 그 일에 몰두할 때가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한가지에 몰두하면서 산다는 게 그리 쉽지만도 않다. 그래서 스스로 채찍질도 하며 노력하고, 그렇게 해서 타인들에게 명예와 존경을 얻기 위해 애를 쓰기도 한다.

그런데 가끔 미식가도 아닌 종교인이(* 일반인들이나 종교인들이나 음식을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해소를 위한 노력, 또는 취미생활, 맛있는 걸 먹고 싶어하는 요구에 대해서는 100% 인정한다.) 맛있는 집을 줄줄 꿰고 있거나 먹는 것에 너무 공을 많이 들이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내 선입견임을 미리 인정하고 말을 하자면 종교인들의 그런 모습들이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더라는 것이다.

수행을 하고, 마음을 닦아서 중생들에게, 범인(凡人)들에게 영성의 울림을 전해줘야 할 분들이 음식을 탐닉하며 겉도는 모습은 적어도 내게는 좋게 보이진 않더라.

밥 잘 먹고, 맛있고 몸에 좋은 거 많이 먹고 다니는 것도 건강을 챙기는 것이라는 건 인정한다. 정신건강도 챙겼으면 하는 거지. 정신건강도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해서 건강해지고 행복해진다면 할 말 없군.-_-a

댓글 2개:

  1. 생활 속의 종교, 생활 속의 종교인이라고 해서 생활 속의 즐거움을 탐하라는 뜻은 아닐텐데 말이지. 정말 신기해. 어떻게 그렇게 잘 알까. 신도들과 식사할 때, 신도들에게 맛없고 영양가 없는 음식을 먹이지 않으려는 필사의 노력 끝에 얻어진 깨달음일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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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래, 니 말에도 일리가 있다. 신도들을 위한 영양가 있는 음식의 탐방.-_-;

    그리고 신기할 것도 없다. 그렇게 잘 아는 이유는 분명히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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