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 23일 수요일

선후본말

어떤 상황에서든지 도피하지 말 것. 성난 파도처럼 밀려오는 현실을 온통 받아내거나 그 현실에 쓰러지거나 둘 중 하나. 무모한 짓이라 생각되지만 어쩌면 그 방법 밖에 없는 지도 모른다. 내가 거절할 상황이 아니라면 도피는 또다른 한 무더기의 감당 못할 현실을 불러오게 되기 때문이다.

난 아직까지 19살에서 20살로 들어서던 즈음에 들었던 말을 잊지 못한다. 그럼에도 실천도 제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지만... 무슨 말인고 하니, "일은 선후에 따라 처리하되 그 경중을 우선한다."라는 말. 내가 먼저 해야할 일과 나중에 해야할 일이 있지만 그 일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중요한 일과 가벼운 일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당시에는(또는 지금도) 일의 선후와 경중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하지만 살면서 조금씩 일을 하다보면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이 보일 때도 있다. 어쩌면 경험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겠지.

똑같은 일을 수백 번 반복하더라도 그 일의 취사 방법은 수천, 수만가지로 나뉘어질 수 있다. 그건 그 일이 상황에 따라 선후경중으로 나뉘어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때론 정말 내 인생에 중요한 일임에도 눈 앞에 놓여있는 일 때문에 행동하지 못하고 붙잡지 못하는 일도 있지만 그것 또한 '지금'이 없으면 그 중요한 일을 할 수 없게 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변명해 본다.

노력은 때가 되어서 하는 게 아니라 수시로 하는 것.
모든 공부 역시 때가 되어서 하는 게 아니라 수시로 하는 것.
지금이 공부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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