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8일 금요일

제5화 컷과 컷 사이, 보이지 않는 예술 - 편집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5화 컷과 컷 사이, 보이지 않는 예술 - 편집

글: 김승인 (스튜디오 다다쇼 프로듀서)


I. 영상을 완성하는 힘, 편집

맛깔스러운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 아름다운 배경, 화려한 그래픽, 현란한 특수효과… 이 모든 게 애니메이션(영화)을 볼 만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임엔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보다 영상을 더 볼 만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다름아닌 편집이다. 

애니메이션에서의 편집은 영화와 달라서 최종 결과물을 가지고 편집할 수 있는 여지가 그다지 충분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편집은 대개 스토리보드 단계에서 많은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게다가 스토리보드가 충실하지 못할 경우엔 애니메이션 제작기간 및 예산 집행에 큰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여러모로 스토리보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다.

하지만 스토리보드 단계에서 편집의 많은 부분을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크고 작은 문제들은 컷들이 완성되고 계획된 순서대로 배열하면서도 발생하기 마련이라서 이 때 다시 편집의 묘(妙)를 발휘해 완성본을 만들어야 한다.

<사랑은 단백질>의 경우 최규석 작가의 원작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은 원작만화를 참고해 설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만화는 지면 위에서 펼쳐지는 예술인 만큼 지면 위의 레이아웃, 대사, 의성어, 칸의 활용을 기본전제로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영상물이기 때문에 만화의 모든 레이아웃을 고정된 화면 안에 새롭게 세팅하고 각 장면이 가져야 하는 시간(타이밍)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랑은 단백질>은 원작만화를 스토리보드로 옮기는 작업이 무척 중요했다.

연상호 감독은 스토리보드 작업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은 단백질> 원작만화의 칸과 칸 사이는 애니메이션에서 컷과 컷으로 나뉘어졌고 말 풍선 안에 채워져 있던 문자들은 배우들의 녹음을 통해 대사로 재탄생 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만화의 칸과 칸 사이를 지나고 있는 하얀 여백은 애니메이션의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 컷과 컷 사이를 흐르고 있는 시간(타이밍)으로 탈바꿈하였다.

more..



 

원문 출처 : 월간 CGLAND 2008년 1월호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