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품 소개 및 내용 보기
2008년에 공개된 작품이니 벌써 2년이나 지났군요. 개봉 후 약 1년 반 정도가 지나서 DVD가 나왔습니다. 시간 정말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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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단백질(Love is Protein)>이 ASIAGRAPH 2009 in TOKYO에서 애니메이션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발표는 이미 10월 25일 쯤에 났다고 하는데 명색이 PD라는 사람은 그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연상호 감독도 어제 안 듯 하니 할 말이 없습니다만. 이젠 배급팀에서 알아서 작품을 돌리고 있을 테니 엄밀히 말하면 저랑은 별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은 단백질>이 약간 소강상태인 듯 하더니 이렇게 좋은 소식을 가져다 주네요. 암튼, 참 기분 좋은 일이며 자축이라도 해야지 싶습니다.
왼쪽에서 세 번 째, <사랑은 단백질>
<사랑은 단백질> 외에도 우수 작품상에 <도시에서 그녀가 피할 수 없는 것들> 박지연, <우측통행> 양선우, <명자야, 울지마 화장지워져> 진윤경, <포크 커틀렛> 김도영, <개조심> 김규현 그리고 입선에 <지워버리다> 황보새별, <더 데일리 라운드> 전영찬, <아침이슬> 곽기혁 마지막으로 준입선에 <창조기> 박재영 등이 있습니다. 한국작품들이 꽤 되네요.
홈페이지에서 수상작들 목록을 보고 있자니 대만 작품들이 눈에 띄네요. 대만은 몇 년 전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퀄리티가 한 해 한 해 좋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중국(대륙) 작품들도 있는데 북경전영학원 출신 감독들 작품을 중심으로 퀄리티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쪽 대학 학장이 이미 학교 이름을 걸고 장편을 두 편이나 만들며 중국의 창작 애니메이션의 선봉에 서 있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고도 남습니다. 그 외에는 당연히 일본작품이 많지요.
수상작 소개 아래 보니 심사위원들이 평이 있어 슬쩍 보니 눈에 띄는 단어-Love is Protein-가 있어 얼른 구글번역기로 돌려봤습니다.
岩野 一郎 Ichiro Iwano
トライデントコンピュータ専門学校講師、アニメーション作家
토라이덴토 컴퓨터 전문학교 강사, 애니메이션 작가
応募作品全体を通して、2Dのアニメーション作品の方が、映像としての表現やデザインの柔軟さにおいて多様で、安定感を感じた。その一方、3DCGの作品では制作工程の複雑さの問題もあるとは思うが、技術的な表現の制約を感じる作品が多く、特に個人レベルでの制作において、3DCGのアニメーション表現が、まだまだ発展途上である印象を受けた。その分、新しい表現の余地もかなり期待できるとも言える。個人的には「Love Is Protein」という作品が非常に残酷でとても面白かった。
응모 작품 전체를 통해, 2D 애니메이션 작품은 영상적인 표현과 디자인의 유연성에 있어 다양하고 안정감을 느꼈다. 반면, 3D CG의 작품은 제작 공정의 복잡성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기술적인 표현의 제약을 느끼는 작품이 많고, 특히 개인 수준의 제작에서 3D CG 애니메이션 표현이 아직 개발 중(발전 중)인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새로운 표현의 여지도 꽤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Love Is Protein"라는 작품이 무척 잔인하고 매우 재미있었다.
빨간색으로 굵게 표시한 부분을 보면 심사위원 이치로 이와노씨는 <사랑은 단백질>을 '잔인'하고 '재미'있다고 말하고 있네요. 작품을 아주 제대로 즐긴 경우가 아닌가 싶은데 왠지 반갑습니다. <사랑은 단백질>은 잔혼극일 수도, 코미디일 수도 있거든요. 등장인물 각각에게 다른 시선을 주고 다른 행위를 줘서 그 다름이 부딪히며 에너지를 발생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누구의 시각으로 작품 내용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닭돌이'에 대한 태도가 달라질 겁니다.
<사랑은 단백질>이 올해 6월에 극장 개봉했을 때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준비를 좀 더 했더라면 확대개봉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했다면 결과가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들을 했었습니다. 상황이 상황이었던지라 그냥 조촐하게 개봉하고 넘어갔지만 실적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나름 선방한 셈이죠. 좀 더 많은 관객이 작품을 봤다면 이치로 이와노씨와 같은 반응부터 다양한 반응들을 피드백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여하튼, 좋은 소식에 슬쩍 기분이 좋아집니다. :)
<사랑은 단백질>은 다운로드 서비스도 합니다. :)
▣ 참고하기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 - 스틸 전격 공개!!!
고스트 X project 01_퀴샤크의 도전장 _ Promotion Movie
기획 : JCE
제작: STUDIO DADASHOW / JCE Media & Service dept.
STUDIO DADASHOW STAFF
감독: 고세윤
프로덕션 매니저: 연상호
작화 감독: 김창수
3D CGI: 연찬흠
편집: 김승인
원화: 고세윤, 김창수, 연상호, 하명석
배경: 연상호
동화 & 칼라: 가이 무비
후반 작업 및 마스터링: JCE Media & Service dept.
여름부터 시작된 고스트X 프로젝트 프로모션 동영상 작업. 다른 작업에 비해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퀄리티와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집중하다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꽤 걸린 작업이었다. 먼저 만들었던 영상은 추후에 공개될 예정이고 나중에 만든 "퀴샤크의 도전장"이 먼저 공개되었다.
아쉬움이 전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다. 하지만 열심히 만들었다. 편집과 합성/효과를 진행하다보면 잘 모르는 부분도 있어 에둘러가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배우기도 하고 새로운 걸 얻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즐거운 시간이고 소중하다.
작업이 때론 힘들었지만 누군가 이 동영상을 보고 "고스트X"라는 게임을 하고 싶어지거나 관심이 생긴다면 그것으로 작업결과에 대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 스틸사진 공개!
공개수배, 셀마를 아시나요?
평화로운 마을에 검은 베일의 수상한 노파가 나타나자 느닷없이 큰 비가 쏟아진다. 다음날 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마을주민들은 뒤늦게 찾아온 경관을 통해 그 노파가 공개수배자임을 전해 듣고, 점점 더 공포에 빠진다. 도대체 셀마는 누구일까?
사랑은 단백질 (Love is Protein)
세상의 모든 치킨에겐 사연이 있다!
무료한 여름 밤. 자취생 재호, 경순, 홍찬은 돼지 저금통을 털어 치킨을 시킨다. 하지만 족발집의 돼지가 대신 배달을 오고, 그 돼지를 뒤늦게 따라온 닭사장은 배달된 치킨이 제 손으로 튀길 수 밖에 없었던 자기 아들 '닭돌이’라며 대성통곡한다. 그러나 세 친구는 후라이드된 닭돌이의 사연 앞에 각각 입장이 다르다.
무림일검의 사생활 (A coffee Vending Machine & It's Sword)
[출처]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 스틸사진 공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INDIE SPACE) |작성자 indie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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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3색이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 감독과 세 작품. 동시에 세 작품을 관람하기란 쉽지 않다. 이렇게 한데 묶어 옴니버스로 개봉하고 보니 작품을 극장에 올리는 감독 이하 스태프들의 느낌도 남다르겠지만 관객들에게도 좋은 서비스, 좋은 관람기회를 제공하게 되어 기쁘다.
마음을 간질이는 짧고 굵은 3가지 재미!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
6월20일 개봉확정!
단편 애니메이션계의 마이다스 김운기, 연상호, 장형윤 감독의 작품들 <원티드>, <사랑은 단백질>, <무림일검의 사생활> 3편이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배급:인디스토리)란 제목으로 묶여서 오는 6월20일 전격 개봉한다.
인디 애니메이션계의 스타 감독들이자 마이다스 김운기, 연상호, 장형윤 감독의 <원티드>, <사랑은 단백질>, <무림일검의 사생활> 개별 단편 3편이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란 귀여운 제목으로 묶여서 개봉해 화제다. 개별 단편 애니메이션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어 개봉하는 이 방식은 각종 영화제와 상영회를 통해서만 관객을 만나던 수작 애니메이션들을 보다 많은 대중관객들에게 선보이고자 마련한 유의미한 첫 시도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이란 주제로 제작한 <별별이야기>, <별별이야기2-여섯빛깔무지개>는 처음부터 옴니버스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기획된 예로 각각의 주제와 이야기로 개별적으로 제작된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의 애니메이션 3편과는 태생부터 차이가 있다. "Impossible is nothing" -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모 스포츠 브랜드 CF 카피가 이제 단편애니메이션의 유통방식에도 유효한 슬로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의 개봉을 시작으로 다양한 수작 단편 애니메이션들이 보다 많은 일반 대중들과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3가지 장르, 3가지 스토리 그리고 3명의 감독들
한국 애니메이션의 뉴웨이브, 김운기:연상호:장형윤 감독의 행복한 랑데부!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키워드는 3이라는 숫자. 3가지 장르, 3가지 스토리 그리고 3명의 감독들의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는 미스터리 스릴러 <원티드>(김운기 감독), 블랙 코미디 <사랑은 단백질>(연상호 감독), 환타지 멜로 <무림일검의 사생활>(장형윤 감독)로 구성되어 3가지 장르와 이야기, 감독들의 개성, 비주얼 스타일을 한 작품에서 개별적인 완성작으로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는 오는 6월20일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명동), 6월26일 시네마 상상마당(홍대)에서 관객들과 뜨거운 랑데부를 시작할 예정이다.
Synopsis
원티드 (WANTED)
공개수배, 셀마를 아시나요?
평 화로운 마을에 검은 베일의 수상한 노파가 나타나자 느닷없이 큰 비가 쏟아진다. 다음날 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마을주민들은 뒤늦게 찾아온 경관을 통해 그 노파가 공개수배자임을 전해 듣고, 점점 더 공포에 빠진다. 도대체 셀마는 누구일까?
사랑은 단백질 (Love is Protein)
세상의 모든 치킨에겐 사연이 있다!
무 료한 여름 밤. 자취생 재호, 경순, 홍찬은 돼지 저금통을 털어 치킨을 시킨다. 하지만 족발집의 돼지가 대신 배달을 오고, 그 돼지를 뒤늦게 따라온 닭사장은 배달된 치킨이 제 손으로 튀길 수 밖에 없었던 자기 아들 '닭돌이’라며 대성통곡한다. 그러나 세 친구는 후라이드된 닭돌이의 사연 앞에 각각 입장이 다르다.
무림일검의 사생활 (A coffee Vending Machine & It's Sword)
‘커피자판기’라도 괜찮아!
무 림제일검이라 불리던 검객 진영영은 강적과의 대결 끝에 죽고, 소원대로 강철로 환생한다. 무슨 곡절인지 차가운 강철의 커피자판기로 환생한 진영영은 가슴에서 따뜻한 커피를 만들어내는 사내가 되고, 술을 먹으면 동정심이 왕성해지는 소녀 혜미와 첫사랑에 빠진다.
Information [출처]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 6월20일 개봉!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INDIE SPACE) |작성자 indiespace --------------------------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이 국내외 영화제에서만 보는 게 짜증이 났던 관객들, TV프로그램에서 가끔씩 소개되어지는 클립으로만 보다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타는 갈증으로 괴로웠던 관객들, 인터넷에서 마구 돌아다니는 애니메이션 클립만으로 성에 차지 않지만 딱히 찾아서, 구해서 볼 수 없었던 관객들은, 이제 마음을 푹 놓으시고 6월 20일, 인디스페이스와 상상마당으로 가십시오. 그곳에서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를 보시면서 맘껏 웃고 맘껏 즐기다가 가십시오. 6월 20일,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뜨거운 열정과 성숙한 내용이 가득 담긴 새로운 한국 애니메이션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제목 인디애니박스 : 셀마의 단백질 커피
감독 김운기 <원티드>, 연상호 <사랑은 단백질>, 장형윤 <무림일검의 사생활>
제작연도 2008년
러닝타임 75분
장르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예정)
제작 Electric Circus(일렉트릭 서커스), Studio Dadashow(스튜디오 다다쇼),
Animation Studio 지금이 아니면 안돼, KOCCA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배급/ 마케팅 인디스토리 (www.indiestory.com)
개봉 2008년 6월 20일
개봉관 인디스페이스(명동), 시네마 상상마당(홍대)
드디어 6월 20일 극장개봉을 합니다.
3가지 장르, 3가지 스토리 그리고 3명의 감독
그리고 3가지 재미!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
예고편 공개!
단편 애니메이션계의 스타감독 김운기, 연상호, 장형윤 감독의 <원티드>, <사랑은 단백질>,
<무림일검의 사생활> 3편의 묶음 개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디애니박스:셀마의 단백질
커피>(배급:인디스토리)가 6월20일 개봉에 앞두고 개성만점 예고편을 공개했다. 세 작품 모두 개성 강한 그림체와 탄탄한 이야기 구성의 작품들이기에, 예고편 역시 각 작품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독특한 분위기로 탄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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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오래 전부터 최규석의 원작만화 <사랑은 단백질>을 애니메이션화 하겠다는 의지가 있었죠. 게다가 어떤 식으로 만들겠다는 방향성과 목표도 분명히 정해져 있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완성되는 시점에 이르고 보니 처음에 의도했던 바대로 만들어졌는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네요.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했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생기구요. 연출의도가 흐려지는 부분이 생길 때마다 스태프들이 맡은 바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해주었기 때문에 적어도 관객들과 만나기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작품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작품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전적으로 관객의 몫인데 만약 <사랑은 단백질>을 재미있어 하는 관객이 있다면 그건 우리 스태프들이 노력해 준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약 작품이 재미없다고 느끼는 관객이 있다면 그건 모두 감독의 연출력이 무르익지 못한 책임 때문입니다.
연찬흠 기술감독: "더미 애니메이션(Dummy Animation)"이라는 것을 처음 시도했던 작업초기에는 결과물이 어떨지 예측이 되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하지만 작업을 진행해 나가면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보니 대체적인 작업라인이 보이게 되더군요.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와서 안도를 했습니다.
제가 <사랑은 단백질>에서 담당한 부분은 작품에 필요한 모든 3D작업이었는데요. <사랑은 단백질>의 완성 결과물은 비록 2D 애니메이션이기는 하나 3D 더미를 기본 골격으로 해서 작화를 하는 방식이었기에 혼자서 작업하기엔 3D 작업량이 생각보다 많았죠. 게다가 더미 애니메이션이 빨리 완성이 되어야 그것을 바탕으로 작화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작업 속도 또한 빨라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3D 작업을 할 때 작품에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나눠보았죠. 예를 들면 모델링에서는 가능한 한 로우 폴리곤으로 표현하면서도 3D 모델을 바탕으로 작화를 할 때 캐릭터의 특징이 잘 살아나도록 하는 것처럼요. 불필요한 디테일을 최대한 제거하고 작업을 한 것이죠.
배경 작업이나 키 애니메이션을 진행할 때 각 씬을 처리하기 위한 시간의 안배가 관건이었는데 중요한 씬 작업을 할 때는 당연히 작업시간을 많이 가졌지만 비교적 덜 중요한 부분은 작업과정을 과감히 생략해가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씨름했습니다. 그 결과 3D 더미 애니메이션 작업은 생각보다도 훨씬 더 일찍 마무리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미 애니메이션이 첫 실험이었던 탓에 완성화면을 보았을 때는 몇몇 장면이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왠지 모르게 3D 애니메이션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관객들이 어떻게 보고 받아들일지 모르겠네요. 다음 작업을 할 때는 2D 애니메이션 느낌을 좀 더 살려낼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키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작업이 아주 디테일하거나 사실적인, 고도의 테크닉을 요하는 작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감각적인 작업을 요하는 부분이 많아서 쉬운 작업이 아니었던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좋은 경험이었고 다음 작품의 완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현욱 미술감독: 에니메이션에 간접적으로 참여해서 소소한 부분을 맡아 작업 했던 경우는 몇 번 있었지만 이번처럼 두 손 두 발 다 담그고 작업에 참여한 경우는 없었어요. 틈틈이 제대로 작업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차에 평소 알고 지내던 연상호 감독이 <사랑은 단백질>을 준비하며 함께 작업을 해보자는 제의를 해왔습니다.
제가 애니메이션 작업을 주로 해오지 않았던 터라 미술감독 제의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최규석 작가와도 친분이 있었고 <사랑은 단백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실제 인물과 공간 역시 나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번 작업에 이모저모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작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무튼 작업이 시작되고 난 후 연 감독과 작업에 대해 본격적인 상의를 하기 시작했음에도 애니메이션 경험이 부족했던 저는 작업 기간 동안 배경미술을 어느 정도 퀄리티로 만들어 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헤매야 했고 때론 적절한 선에서 완성도의 기준을 설정해야 했습니다.
정해진 일정과 정해진 작업량 그리고 여러 다른 의견들 사이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완성에 대한 기준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작업에 착수하고 수 개월이 지난 지금 일을 마무리 하며 돌이켜 보면 걱정하고 고민했던 것 이상으로 작품이 잘 나와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품 제작을 하다 보면 개인 작업이건 팀 작업이건 간에 아쉬움이 남길 마련인데요. 그런 아쉬움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본질적인 실력향상인 것 같아요.
<사랑은 단백질>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고 완성도에 대한 기준 역시 감독의 머리 속에 확실히 자리잡고 있었지만 이를 실재화하는 과정에서는 제작 로드맵에 없는 여러 부분, 지형지물 등이 생기기 마련이라서 서로 간 의견조율을 통해 새롭게 추가하고 생략해가며 전체적 일관성, 어울림을 조율해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했어요. '작품활동'과 '노동(작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음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이호 Egrim 2D 매니저: 처음 <사랑은 단백질>의 제작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때는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삽화체 애니메이션이 그다지 많지 않은 한국 애니메이션 현실에서 <사랑은 단백질>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약간의 걱정이 있었으나 실제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초반 캐릭터가 작업자들의 눈과 손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렸을 뿐 그 이후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작품 캐릭터에 그림자가 많아서 고생이 되긴 했습니다만 색다른 경험이었고 캐릭터 특징이 잘 살아있어 작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또 디지털 공정에서는 보통 캐릭터의 외곽라인의 칼라만 바꾸는 작업이 대부분인데 <사랑은 단백질>의 경우 외곽라인에 블랙이 아닌 다른 칼라로 블러효과를 적용해 형태를 완성하는 독특한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반 OEM방식을 주로 하게 되면 작업방식이 정형화되기 마련인데 <사랑은 단백질>을 접하면서 정형화된 작업방식을 탈피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수시로 감독님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최소로 줄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장진열 원화: <사랑은 단백질>은 제게 애니메이션이 나아갈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보여 준 작품이었습니다. <사랑은 단백질>의 작업방식은 기존의 애니메이션 제작방식과 현재의 기술이 어우러져 가장 합리적이고 빠르며 효과적인 진행과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작환경 역시 놀랍도록 잘 짜여지고 구축되어 정말이지 애니메이터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작업에 참여해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창수 작화감독: <사랑은 단백질>을 끝내면서 작업했던 7개월여를 돌이켜보니 참 즐겁게 작업을 했었구나 하는 마음입니다. 물론 중간에 지칠 때도 간혹 있었지만 그럴 때에도 다다쇼 팀의 유쾌한 에너지로 다시 힘을 얻고는 했던 게 생각납니다. 처음 작업 시작할 때의 열정을 작업하는 내내 유지할 수 있게 서로 힘이 되어준 연상호 감독님과 스태프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작품을 관객들 앞에 공개하는 일만 남았는데 보다 많은 관객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의미 있는 방점을 찍게 되는 건 다음 작품을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기에 아쉬움보다는 새로운 기대가 더 많아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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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사랑은 단백질> 음악요? 오래 전 작품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부터 음악에 대한 분위기를 생각해 왔어요. 정말 오래, 많이 생각했습니다. <사랑은 단백질> 음악의 정서는 기본적으로 트롯(trot)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뽕짝같은 것이라기 보다 영화 <밀양>에서 나오는 음악같은... 작곡자가 남미사람이라고 하는데 이창동 감독의 주문을 받아 트롯 느낌으로 배우지 못한 지방 사람들의 촌스러운 감성을 잘 살려낸 것 같아요.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사랑은 단백질>의 닭 사장, 돼지 사장의 기본 주조를 이루는 감성은 마치 시장바닥에서 일을 하면서 막 우는 것 같기도 한... 그런 건데 이런 감성을 살릴 수 있는 건 소위 뽕삘인 것 같아요. 그런 느낌을 실제로 출력해 낼 때는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담아야겠죠.
연상호: 음악에 관객의 입장을 담는 겁니다. 그러면 복잡한 이야기 구조가 정리가 될 수 있어요. <사랑은 단백질>은 음악을 제외하고는 공격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구조거든요. <사랑은 단백질>이 가지고 있는 틀이나 다루는 주제에 대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사랑은 단백질>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이 모호하다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게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만화매체랑 별 차이가 없게 됩니다.
관객을 보다 공격적으로 몰고 가줘야 합니다. 그 역할을 음악이 해줬으면 하구요. 마치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는 내내 옆에 밴드가 연주를 하며 애니메이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반응하는 것 같은... 밴드들이 연주를 하다가 "어? 저거 왜 저래?"라는 게 느껴지기도 하고... 함께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는...
오윤석: <사랑은 단백질> 작업 초기에 대사 선녹음을 끝낸 후 대사가 입혀진 애니메틱스를 참 많이 봤어요. 느낌요? 좋죠. 그런데 이런 질문은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만화 원작이 있는 작품인데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당위성은 무엇일까. 앞으로도 이런 질문은 꾸준히 나올 것 같아요.
저는 원작도 봤고 테스트 필름도 봤는데 당위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원작만화는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판만화라는 형식 때문에 놓친 부분이나 표현되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원작만화) 작가의 역량 때문이라는 게 아니라 만화라는 매체에 분명한 한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애니메이션에서는 육성으로 대사가 녹음되었잖아요? 재호, 돼지 사장, 닭 사장, 닭돌이 같은 캐릭터들이 육화(肉化)된어서 좋아요. 물론 선녹음도 잘 되었구요. 여기에 음악도 들어가고 애니메이션의 확실한 연출방향이 결정되면 작품 자체가 굉장히 강해질 거란 생각이 들어요. 원작만화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는데 애니메이션 <사랑은 단백질>은 적절한 연출이 들어가고 화면으로 보고 육성으로 듣게 되면서 굉장히 강한 메시지를 담은, 강한 형식을 가진 작품으로 발전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 갖는 방향이 이런 게 아닐까요?
연상호: 그렇죠. <사랑은 단백질>에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이유가 분명히 있어요. <사랑은 단백질>이 가지고 있는 주제가 상당히 복잡한 편인데 단순한 어떤 메시지가 복잡하게 얽힌 게 아니라 심층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서 욕심이 났어요. 이 심층적인 메시지가 만화에서는 펼쳐진다고 하는 형식으로 인해 병렬적인 구성을 가지고 풀어지는데 애니메이션은 이와 달리 처음에서 끝으로 내달리는 상당히 직선적인 구성 때문에 풀어내기가 쉽지 않아 안타까웠죠.
그런데 이 심층적인 주제를 엔딩에서 노골적으로 전달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걸 애니메이션에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지금까지는 대개 하나의 컨셉, 하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식과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면 <사랑은 단백질>을 하면서는 심층적인 내용을 직선적인 방식을 통해 한 번에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지금도 막판 조율에 있어서 가장 많이 쓰이는 부분은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느낌이 만화를 봤을 때처럼 그냥 상황에 대해서 이해가 되고 넘어가 버리는 작품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점입니다. 강렬한 인상을 줬으면 좋겠고 하나의 느낌이 정확하게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될지 안 될지는 작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요.
오윤석: <사랑은 단백질>은 장르로 보자면 코미디잖아요. 코미디라서 관객들이 많이 웃었으면 좋겠어요. 소심하게 웃는 것보다 큰 소리로 깔깔거리면서 웃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어요. 팍!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으면 좋겠어요. 감독님과 상의를 해야겠지만 중요한 부분들은 임팩트를 주고 어느 부분에서라도 관객들이 많이 웃을 수 있도록 사운드가 도움을 줬으면 좋겠어요.
연상호: 그런데 엔딩은 굉장히 무거웠으면 좋겠어요. 신나게 웃으면서 보던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암전이 되었을 때 가슴에 뭐가 팍! 올 정도로 진지한.. 그러면서 무겁고 쿨한… 가볍지 않은 음악...
오윤석: 무슨 뜻인지 알았어요. 애니메이션 전반적으로 웃기고 재미있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 상황과 내용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라는 걸 느낄 수 있도록…
오윤석: 자료를 수집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되도록이면 샘플을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제작규모나 여건을 고려하다 보면 샘플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하겠죠. 하지만 되도록 샘플사용은 자제하려고 합니다.
샘플을 쓰면 쓸수록 소리가 좋지 않더군요. 샘플을 사용한다는 것은 디지털 데이터를 카피해서 사용한다는 것인데 디지털 데이터는 이론적으로만 보면 데이터 손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데이터 손상이 있더라구요. 쓰면 쓸수록 탁해지는 걸 느꼈어요. 다른 작업을 진행할 때 잘 녹음된 샘플이 있었는데도 직접 녹음을 해서 들어봤거든요. 느낌이 더 좋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직접 녹음한 사운드의 질이 더 좋더라구요. 그래서 샘플을 최대한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사운드 작업은 보통 일주일 전에 와서 해달라고 하기 때문에 샘플을 쓰지 않는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 <사랑은 단백질>의 경우엔 시간 여유가 좀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아요. 가능한 모든 소리를 다 직접 녹음해 볼 생각입니다.
연상호: 사운드에 디지털 처리를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처음엔 돼지 저금통 같은 캐릭터 목소리를 디지털 처리하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냥 다 녹음해서 갔던 게 좋았던 것 같아요. 디지털 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방향은 잘 잡힌 것 같아요.
오윤석: 제가 작업하려고 생각했던 방향성과 작품이 잘 맞아요. 그게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작업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거죠. <사랑은 단백질>이 SF도 아니고 카툰형식도 아니잖아요.
전에 <사랑은 단백질> 테스트 필름 보면서 욕심이 좀 났던 부분이 있는데 돼지 사장이 스쿠터 타고 와서 자취방 건물 앞에 서는 시퀀스예요. 그걸 제대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스쿠터 한 대 빌려서 영상에 딱 맞춰서 녹음을 해보려고 합니다. 생동감 있게... 그것도 요즘은 장비가 좋아져서 크기는 작지만 성능 좋은 하드디스크 방식 디지털 녹음장비가 있어서 가능한 거죠. 녹음을 해보니까 소리가 좋더라구요. 그런 방식으로 영상에 사운드를 입히면 전달되는 느낌이 다르죠.
샘플로 작업을 하면 꺼풀이 하나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소리에 힘이 없고 전달이 잘 되지 않아요. CD 디지털 매체에 담겨있는 걸 쓰게 되면 소리가 변질되는 것 같더군요. 과학적으로 디지털 샘플링 한 사운드 데이터를 여러 번 카피하면 음질이 떨어지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귀로 느꼈거든요. 원인은 잘 모르겠네요. 과학적으로 증명을 해보고 싶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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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만화의 호흡과 정서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했어요. 만화는 페이지를 넘기며 흐름을 쫓아가다가도 어느 순간 멈춰서 캐릭터, 대사를 한 컷 한 컷 천천히 자신의 호흡에 맞춰 읽어내잖아요? 애니메이션에서는 한 순간을 놓치면 바로 다음 컷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관객의 자유의지는 사라지는 것이죠.
그래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말하는 대사, 표정, 정서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고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그 호흡을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했습니다. 특별한 기교가 있다기보다 작품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했습니다.
연상호: 메인 프로덕션을 진행하기 전에 컷 별 동영상을 만들어 전체를 이어 붙여 확인해봐야 했어요. 더미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활용한다면 보통 스틸 이미지로 만들어진 애니메틱스보다 더 확실한 타이밍과 연출의 흐름을 잡아낼 수 있으니까요. 정해진 시간, 정해진 예산을 계획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할 관문인 셈이었던 거죠.
연상호: 없는 컷을 만들어 삽입하는 것이 어려운 건 아니죠. 중요한 것은 새롭게 만들어 삽입하는 컷이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원작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관객들의 감정 흐름에 도움을 주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늘 관객들의 감정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미지를 보다 정교하게 만드는 건 그 다음 일이죠. 그래서 늘 작품의 호흡과 흐름에 대해 고민합니다. 진척이 없을 때에는 혼자 끙끙 앓죠.만화는 독자의 자유의지에 따라 만화를 읽는 호흡을 조절할 수 있고 칸과 칸 사이의 빈 여백을 통해 독자 스스로가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시간 위에 얹혀진 이미지와 이야기를 가지고 진행되는 방식이므로 시간이 흘러 지나가고 나면 다시 돌이켜 볼 수 없기 때문에 관객이 상상해야 할 부분을 되도록이면 영상으로 재현해서 보여줘야 한다.
연상호: 새로운 작업은 늘 즐겁습니다. 아니, 어떤 작업도 제겐 늘 즐거움을 줍니다. 공간을 살아 숨쉬게 만들고 캐릭터를 보내서 시간을 채운 후 그 시간을 다시 다듬는 작업은 큰 흐름을 스케치하든 디테일을 새기든 간에 재밌다는 거죠.이로써 17번 컷은 원작만화에서도 주어지지 않았던 프레임을 확보하게 되었고 그 안에서 돼지 사장이 스쿠터를 타고 배달 가며 주인공들 사이의 시간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연상호: 이번 캐릭터들은 그려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서 외주로 진행할 경우 의사소통이 바로바로 되지 않으면 작업하는 사람이나 관리 감독하는 사람 모두 지칠 것 같아요. 게다가 전 진행되는 과정을 계속 지켜봐야 안심을 하는 편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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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사랑은 단백질>과 같은 작품에서 중요한 건 감정의 흐름을 어떻게 배치해 놓느냐죠. 이같은 작품에서 액션의 크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인공들의 표정, 손동작, 고개의 움직임 등 미세하지만 그들의 감정이 드러날 수 있는 연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것 때문에 동화 작업자들을 괴롭게 하긴 했지만요.
연상호: 처음에 조금 욕심을 부린 면이 없지 않아 있어요. 퀄리티를 높여 정말 좋은 그림을 뽑아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림자 부분을 너무 복잡하게 설정한 걸 조금은 후회하고 있어요. 욕심이 과했다 싶었죠. 오히려 그림자와 하일라이트에 집중되는 시간과 노력을 줄였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은 차기작에서 반드시 만회할 겁니다.
연상호: 3D로 설정한 배경과 만화에서 보이는 배경의 느낌을 일치시키는 게 중요했어요. 작업의 효율성을 고려해 3D로 배경 설정을 했지만 최종 결과물은 만화에서 봤던 이미지의 발전된 형태여야 했거든요. 3D지만 3D가 아닌 느낌, 게다가 3D로 작업한 결과물은 어떻게 해도 기계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에 프린트 출력한 3D 이미지 위에 연필로 다시 선을 따고 스캔을 받은 후 칼라 작업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처음에 많이 고민했던 부분은 광각 앵글이었는데요. 결국 적절한 방법을 찾긴 했지만 작업 초기엔 3D 공간 안에서 카메라를 바꿔가며 앵글을 설정해도 만화에서 보던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의 광각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연상호: 처음에는 배경 칼라를 어떻게 설정해도 원하는 느낌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규석이와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원작이 눈 앞에 있고, 데이터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황에서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연상호: 뎃생력이 탄탄하다면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하나하나 가르치면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제작 방식이라면 원화에 대한 개념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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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원화를 전부 체크, 감독해 낼 사람이 없다는 건 부담스럽긴 하지만 제가 스태프들과 함께 하나하나 점검하도록 해야죠. 뭐... 그런데 제가 원화 테스트를 해보니 역시 최규석 작가의 그림체는 쉽지 않네요. 원화하시는 분들이 잘 해주시겠지만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김창수: 연상호 감독님의 <지옥>을 보고 난 후 언제 기회가 된다면 꼭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사랑은 단백질>은 막상 접하고 보면 <지옥>보다는 느낌이 덜 전해지는 듯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지옥>과 같이 작품 안에 숨겨진 많은 이야기가 읽혀졌고 감독님이 늘 얘기하는 모습이 투영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더미 애니메이션 제작 시스템이라는 게 흥미롭더군요.충분히 경험해 볼만 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더미 시스템은 원화를 진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없고 퀄리티 유지에 많은 장점이 있는 반면 기존의 원화 방식보다는 그림 그리는 맛이 덜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작품 속 많은 인물 중에 닭 사장에 가장 많은 애착이 갑니다. 아! 지금 제가 주로 담당하고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장진열: 원작 만화의 그림체가 참 매력적이었어요. 그 전에 참여했던 작품들의 그림체는 비교적 단순했어요. <사랑은 단백질>같은 삽화체나 복잡한 그림은 거의 없었거든요. 그림체가 좋았긴 했지만 처음 원작을 읽었을 때는 <사랑은 단백질>을 왜 굳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려고 하는지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진행하면서 원작 만화를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는데요. 자꾸 빠져 들더라구요. 여러 가지 메시지도 담겨있음을 알게 되었고 특히 사회 속의 부조리, 관계의 부조리가 느껴지면서 다시 한 번 나와 사회를 돌아보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작품 속 재호가 가장 맘에 드네요.^^
최재훈: 작업은 생각보다 재밌어요. 원래 알고 있던 원화 제작과정과는 달리 3D 기반으로 된 더미 애니메이션을 원화로 재현한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죠. 새로운 제작 시스템을 경험한다는 건 늘 흥미롭네요.
원작 만화는 섭외가 된 후에 읽게 되었습니다. <사랑은 단백질>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 생각해보니 참 재밌을 것 같더라구요. 한 편으론 <지옥>을 만든 연상호 감독님이 <사랑은 단백질>을 연출한다는 게 의아하긴 했지만요.^^
그림요? 표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어요. 캐릭터가 잘 잡혀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 속 재호가 가장 맘에 들고 홍찬이가 가장 싫어요. 게다가 홍찬이는 그림 그리기가 너무 까다롭습니다.-_-;
정현욱: 애니메이션 제작에 정식으로 참여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사랑은 단백질>이 첫 경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연상호 감독님과 원래 친분이 있어 <사랑은 단백질>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지만 한 편으로는 작품의 퀄리티를 최대한 올려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쉽지가 않더라구요.
결국 제가 그림 그리는 방식은 최소화하고 감독님과의 끊임없는 조율을 통해 애니메이션 배경 제작에 적합한 방식을 최대한 빨리 습득할 수 있도록 컨트롤해야 했습니다. 색감을 만들어내는 일부터 배경 속 조명의 밝기를 조절하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넘어갈 수 없었지만 특히 어려웠던 부분은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이 없었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장면이 나름의 특징을 가지고 있되 일관성을 유지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사랑은 단백질> 캐릭터요? 하핫, 모두 제 친구들 캐릭터입니다. 배경이 되는 자취방 역시 제가 살았던 곳이기도 하구요.^^;
연상호: 원화가 3D 데이터 위에 연필로 작화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될 테니 배경 라인 역시 연필 느낌이 살아나야 했습니다. 작업효율을 위해 더미 애니메이션 제작방식을 택하긴 했어도 제가 원하는 애니메이션은 완벽한 2D 느낌이어야 했으니까요.
사실 배경의 경우 3D로 세팅한 후 다시 연필로 트레이스를 하는 게 작업량 증가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원하는 각도, 레이아웃을 쉽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배경감독의 작업량을 절반 정도로 감소해주는 장점이 있는 셈이라 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