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노래방에서 종업원이 손님들의 대피를 소극적으로 유도했다면? 그 종업원들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허드슨 강에 불시착을 유도한 에어버스 A320기 기장은 모든 승객이 탈출을 하고 난 후에도 남은 사람이 있는지 두 번이나 확인을 하고 나왔다는 기사를 읽으며 부산 영도구의 비극이 떠올랐다.
부산 영도구의 한 노래방에서 일어난 화재의 경우 불이 난 이후 안에 있던 사람들 중 먼저 화재를 발견한 종업원들은 안전하게 대피해 살아남았고 손님들은 질식사를 했다는 건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문을 열고 불이 났으니 대피하라고 말을 건네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을 일인데 급한 마음에 자신들만 몸을 피했다니 생각할 수록 아쉽기만 하다.
허드슨 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기장과 부산 영도구의 일을 결부시키는 건 무리인 줄 안다. 비행기 기장과 노래방 종업원을 단순비교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며칠 간격으로 상반된 내용을 접하다 보니 문득 직업의식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직업윤리, 직업의식에 대한 그 어떠한 규정도 사회적 합의도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모든 사람들이 모든 위급상황에서 똑같은 행동을 하진 못한다.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자신의 직업, 위치에 맞는 행동양식과 규범 정도는 제대로 숙지를 해야 하고 인지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만약 노래방 따위에 무슨 규범, 의식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런 이유로 인해 많은 직업과 직장에서 직업의식과 직업윤리 실종이 자주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흔히 말하는 손님에 대한 예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 열정같은 것 말이다.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쉽게 방심하거나 가볍게 무시해서는 안 될 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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