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25일 목요일

이사.

집을 정하고 주인과 만나 방세를 지불하고
중개소에 수수료를(40%를 30%로 깍아 지불했다.) 지불하고
열쇠를 받은 후에 언제 이사할까 망설였다.
원래는 28일이 만기라 일요일, 혹은 토요일날 이사를 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그 전에 새로 이사할 집 가구 배치를 해야겠어서
머스마 후배 두 녀석을 불러 배치를 새로 했다.
그런데 후배 녀석들이 갑자기 오늘 힘을 쓴 김에 이사를 하면 어떻겠냐고 한다.
그래 좋다...하고 여자 후배 둘도 불렀다.



점심 거나하게(?) 사고 이사짐을 나르고 청소를 하는데
문득 내가 가지고 온 짐들을 가만히 보게 되었다.
올 때는 배낭 두 개에 작은 가방 하나 정도였는데
어느새 살다보니 짐이 두 배 정도로 불어나 있었다.
 
물론 처음에 이것저것 살 때는 나중에 다 남들 주고 오리라 생각하고 산 것이긴 하지만
이사가 또 간단치 않음을 느끼면서
내 욕심과 삶의 군더더기가 이렇게도 많음을 새삼스레 느끼게 된다.
 
늘 소망한다.
나이가 얼만큼 먹더라도 아니,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내 짐은 내 손에 들 수 있을 만큼만 가지고 이사를 다니고 움직이고 싶다는...그런 소망.
 
그런 소망이 이루어질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챙겨가는 삶보다 늘 비우고 덜어내는 삶이
내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주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이사하고 나서 짐을 줄여야겠다고 다시 또 굳게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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