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8일 수요일

또 하루.

상해 갈 비행기표를 예매하는 데 20% 할인이 된다고 하네...
만약 오후 5시 즈음 가면 40%가 할인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올 분들 때문에
결국 오전에 출발하는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말았다.
할인이 된다고 하면 왠지 기분이 좋은 건 사실 :)
 
그런데 비행기표를 예매하러 가기 전에 어제 DVD로 변환시켜 온 것을 확인 차 보는데
사운드도 엉망으로 되어있고 게다가 어떤 장면들에서는 버벅대는 현상들...
게다가 단편 애니메이션들만 모아놓은 것에는 2개의 애니메이션이 보이질 않는다.
순간 치밀어 오르는 짜증.
 
전화를 해서 이런저런 사정을 얘기했더니 혹 내가 사용한 DVD기기를 언제 샀냐고 묻는다.
갑자기 더 화가 치민다. 분명 내가 볼 때는 변환할 때의 문제인 것 같은데 기계 탓을 하다니.
짜증이 나다가 또 순간 차분히 가라앉는 내가 보인다.
알았다고 말하고 며칠 안으로 다시 가서 같이 확인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중국 친구에게 혹 환불을 되는지 물었는데 아마 어려울 것 같고
다시 작업을 하면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다시 작업하는 건 별 소용이 없을 것 같다.
그네들의 기술력에 대한 회의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긴 내가 가지고 간 테잎들이 모두 NTSC방식이었으니 이들에게는 좀 생소한 작업이었으리라.
나름대로 한다고 했는데 안되는 걸 보면 당연히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보다 나은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는 한은 어렵지 싶다. 포기하기로 했다.
80원을 그냥 날리게 생겼지만 방법이 없다. 그렇게 받아들이는 수 밖엔...
내가 기계에 붙어서 하기엔 그들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고 나도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할 것 같다.
 
저녁엔 명은이가 알고 지내는 후배들과 저녁을 같이 했는데
머스마 세 녀석들 모두 사람들이 괜찮아 보인다. 여자 후배는 전에도 알던 사이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또 많이 배우고 또 많이 돌아보게 된다.
산 속에만 있으면 나무들은 보이는데 산이 보이지 않고
산을 벗어나면 산은 보이는데 나무들은 보이지 않는 이치...
가끔은 좀 멀리 떨어져서 나도 보고 내 주변도 돌아보는 건 소중한 경험인 것 같다
 
가볍게 먹은 맥주가 바람에 실려오는 가을 냄새에 살짝 취하는 듯 하다.
 
장춘은 가을보다 겨울 냄새가 먼저 맡아지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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