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6일 금요일

중국의 날? 짱꼴라의 날?

'중국의 날'을 준비했다고 한다.
시카프 측에서가 아닌 SPP측 행사라고는 하는데 시카프 관계자들이 책임을 지는 모양이다.
'중국의 날' 행사를 한다고 하면서 사람이 적게 올까봐
'만화의 밤' 행사와 같이 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꽤 많이 모였다.
중국 사람들은 많이 온 것 같았는데 상해에서 온 사람들 빼고는
몇 개 지역에서 온 만화 관련자들이 참여했다.
'만화의 밤' 위주가 된 '중국의 날'이라고나 할까?
중국 특별전(사실 특별전이라고 준비해놓은 것도 없지만)을 한다고 하면서
구색 맞추기 행사가 된 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진행측에서 진행을 이상하게 하는 바람에 중국분들에게 무척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중국분들 표정을 보니 괜찮다고 말은 하지만 그리 썩 즐거워 보이진 않는다.
하긴 중국 사람들은 '괜.찮.다.'는 말을 습관처럼 한다.
자존심을 중시하는 습관이기도 하고 또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걸 조금 알기 때문에 서둘러 진행측에 말을 하고 자리를 떴다.
사실 행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원로 만화가들이며 출판 만화 사장들도 꽤 있었는데
중국측과 개인적으로든 어떤 식으로든 인사도 하지 않고 다들 자리를 떴다.
행사장이 정말 '시원하기 짝이 없었다'
중국측 담당을 맡고 있어서 더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좀 너무한다.
 
진행요원들은 자기 일들을 보느라 바쁘다.
어느 누구도 나서서 이상해진 분위기를 수습하려 하진 않는다.
책임자를 찾아서 말을 하는 건 좋지만 별로 적극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중국의 날 플랭카드를 만든다고 법석을 하고도 결국 눈에 띄지 않을 만큼(?)의 글자 크기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 걸어 놓았다.
 
문득 여전히 한국은 중국을 얕잡아보고 깔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과하게 말을 하자면 한국보다 비교적 못산다고 생각되는 나라에 대해서는
그다지 썩 '예의'가 없다.
 
결국 중국분들 먼저 숙소로 돌아가 쉬게 하고
몇몇 분들은 나에게 물건 살게 있다며 안내를 부탁한다.
동대문을 모시고 가서 2-3시간 정도 돌면서 구경도 하고 물건도 샀다.
난 물건 사는 쇼핑을 싫어해서 어떤 물건을 어디서 파는 지도 잘 몰라 헤맸는데
다행이 몇 가지 맘에 드는 걸 샀으니 다행이다.
 
그런데 문득 나에게 묻는다.
 
"한국 특색있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정말 대답하기가 힘들었다.
한복, 하회탈, 고려인삼차...등 몇 개를 말하고 났지만
나머지 물건들은 중국에도 비슷비슷하게 있는 물건들.
이런 생각이 든다. 한국의 특색은 무엇일까? 문화적 특색은 무엇일까?
애니메이션, 만화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특색을 발견해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음...내일은 중국 애니메이션 학회 부회장님(70세가 넘으신 할아버지)께서 귀국하신다고 하는데
서류처리를 하려고 받아놓은 여권과 비행기표가 모두 내게 있다.
아침 새벽같이 호텔로 넘어가야 한다.
 
흠...3시간 정도 잘 수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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