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8일 일요일

중국어.와 함께...

낮에 띵따뽀 선생과 장리 여사가 경복궁을 가보고 싶다고 한다.
실은 나도 고등학교 때인가 한 번 가보고 가보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몇 시에 문을 여는지 알아보는 중에 친구가 경복궁보다 창덕궁(비원)이 더 좋다고 한다.
경복궁은 건물만 있고 별다른 볼 거리가 없는 반면에 창덕궁은 정원도 있고 잘 꾸며놓았다 한다.
 
택시를 타고 도착을 하고 보니 마침 수문장 교대식을 하고 있었다.
나도 태어나서 처음보는 광경... 흥미가 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소개를 하고 있다.
그런데 띵따뽀 선생은 소개를 듣지 않아도 이해를 충분히 하고 있다.
아마도 중국에서 이런 의식들이 있었나 보다.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다가 입장권을 사서 들어갔다. 성인 2,300원.
그런데 창덕궁은 관람형태가 다른 곳들과는 사뭇 다르다.
안내(및 설명) 도우미를 따라다니지 않으면 개인적으론 다른 곳을 보지 못한다.
각 구역마다 경비(?) 도우미들이 서서 개인 행동을 못하게 한다.
보아하니, 그리고 듣자하니 창덕궁을 잘 보호하려고 하는 모양인데 조금 불편하다.
게다가 사진도 잘 찍어보고 싶은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함께 다니니 사진 속에 늘 사람들이다.
뭐 그래도 틈새를 찾아 사진도 찍고 사진도 찍어드렸지만...
 
두 분은 한국의 전통 가옥을 보고 신기해 한다.
궁궐과 비슷한 건축물들은 북경 자금성도 비슷하니 이해할 만 하다.
전통적인 민간 가옥을 보며 창살을 신기해 하고 툇마루를 신기해 하고 디딤돌을 신기해 한다.
사실 나도 새롭게 보여지기도 하고 단아한 단청에 가지런한 창살들이 참 곱다.
그 건물들 뒤로 보이는 자유로운 소나무와 한껏 푸르른 나무들이 참 잘 어울린다.
 
시간이 그렇게 많지도 않을 뿐더러 도우미를 따라다니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차분하게 둘러보지 못한 게 좀 아쉽긴 하다.
 
한국에 살면서 창덕궁을 처음 온 것도 아이러니 하다.
하긴 안내 도우미 배치된 횟수가 한국어 설명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일본어, 영어, 중국어 순이다.
그만큼 나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겠지.
 
다시 코엑스로 돌아와 창꽝시 감독님을 모시고 몇 가지 선물들을 사러 갔다.
인사동을 갔는데 마침 비가 내려서 그런지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정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물건(하회탈, 한복입은 인형)을 사고 남대문으로 향했다.
인삼차, 홍삼차가 중국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듯 하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비싼가 보다.
정말이지 세 분이 인삼차, 홍삼차 등을 한 보따리씩 사간다.
사무실 동료들이 많아서 한 명씩 챙겨줘야 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한국사람들이나 중국 사람들이나 그런 성격들이 비슷한 듯 싶다.
 
물건을 살 때 통역을 하다가 느낀 건데 한국의 물건 값이 중국과 거의 비슷하다.
내가 살고 있는 장춘의 물가와도 거의 비슷함을 느꼈다.
이젠 중국이 싸고 못사는 나라라고 생각하기엔 힘들지 않을까.
한국돈을 중국돈으로 환산해 계산해보니 몇 백원 차이로 가격차이가 날 뿐 이다.
 
돌아오는 길에 택시에서 라디오 뉴스가 방송되는 데
중국어로 '일본인을 태워죽여라'는 섬뜩한 말들이 나온다.
그 말 이외에는 모두 한국어라 세 분이 묻는다. 도대체 기사 내용이 뭐냐고.
기사 내용인 즉은 어제 중국과 일본의 아시아컵 결승전에서 진 중국 응원단이
일본 국기를 태우고 소리를 지르며 일본 응원단에게 위협을 가했던 모양이다.
세 분 모두 '중국 사람들 저런 게 정말 좋지 않다'라며 부끄러워 하신다.
그래 그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피곤하다. 잠이나 자야지. 내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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