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1일 토요일

상해 도착...

상해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즈음...한국에서 오는 두 분을 기다려야 했다.
그 분들이 도착하는 시간은 2시 40분...거의 세 시간...
서점에 들렸다가 공항을 한 바퀴 돌아도 시간은 몇 분을 지나지 않는다.
자리를 잡고 가지고 간 중국어 테잎을 들으며 졸다 말다 자다 말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비행기가 도착할 시간이 되고 상해 조직위에서 자원봉사자 한 명을 보내준다고 한 사람과 연락을 취하니 공교롭게도 바로 내 옆에 있다.
그런데 가지고 온 종이엔 내 이름만 달랑 써있다.
이런...만약 내가 기다리지 않았으면 아무도 못 만날 뻔 했군.
대학생이라는 자원봉사자는 조직위에서 나 말고는 아무도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리 바쁘다 바쁘다 해도 최소한 해줄 건 좀 해주지 하는 마음이 고개를 든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두 분(전시팀장, 디자인팀장)이 나왔고 차를 타고 호텔로 왔다.
별 다섯 개짜리 호텔...태어나서 지금껏 이렇게 좋은 호텔에는 묵어본 적이 없다.
시설도 좋고 전시장과도 가깝고 교통도 편리해서 좋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전시장 둘러보고 와이탄에 가서 야경도 보고 인민광장도 가서 구경하고...
 
두 분이 '신천지' 노래를 부르길래 저녁에 호텔로 들어와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신천지'로 향했다.
주점들이 가득한 곳...외국인들이 더 많은 곳...마치 유럽의 한 동네같기만 하다.
사실 한국 주점이나 식당을 찾아서 새벽에 하는 축구 8강전을 볼 요량이었는데
여기저기 물어봐도 한국 식당, 주점은 없다고 한다.
결국 포기한 마음으로 아무 주점이나 들어가 맥주 한 잔 먹고 오자고 합의를 봤다.
 
우연찮게 들어간 곳...밴드가 연주와 노래를 하는 아주 흥겨운 곳이었다.
첫 팀은 노래 실력이 정말 가수 못지 않다.
목소리도 좋고 분위기도 잘 타는데다가 세션들도 훌륭하다...
그 다음 팀도 훌륭했는데
뭐랄까 이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음악을 즐기고 노는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런 분위기가 너무 부럽고 좋아 보인다.
문득 나도 다시 장춘으로 돌아가면 시간을 내서 드럼이나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친구들끼리 무대에 오르고 연주도 돌아가며 하고 노래도 함께 부르는데
모두들 실력들이 상당하다.
즐거워 행복해 보이는 표정들을 보며 저들이 나이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까지 미친다.
한편으론 불나방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브에나 비스타 소셜클럽'같은 사람들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지금 저렇게 행복한데 뭐가 더이상 부러울까 싶기도 하다.
정말이지 어떤 일을 하건 간에 즐기고 행복한 것 이상가는 것은 없는 듯 하다.
 
사람들의 즐거운 열기에 나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몸이 들썩 거리며
무대에 오르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다.
 
즐거운 젊음, 행복한 일, 열정에 넘치는 삶을 보면서 오늘 많은 걸 얻어간다.
 
그네들과 함께 삶을 어울리고 싶다. 그네들처럼 자신감있게 즐거운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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