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14일 토요일

장춘 도착, 다시 시작...

14일 이후론 19일까지 비행기 표가 없다는 바람에 결국 14일날 오고야 말았다.
그 덕분에 익산에도 내려가지 못하고 어머니도 뵙지 못하고 왔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공항에 갔더니 비행기 표가 왜 없는지 알겠더라. 정말 사람들로 넘쳐나는 인천 국제 공항.
경기가 안좋다고 하는 것도 결국 서민들에게만 통하는 얘기인 가 싶다.
유학가는 학생들도 보이긴 하지만 아줌마, 아저씨들의 여행부대들과 더불어
젊은이들의 배낭여행 차림도 보이고 그냥 심심해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도 보이는 듯 하다.
 
장춘행 비행기 표가 없는 이유를 종합해 보니
일단은 9월부터 시작되는 유학생들의 학기 때문에 그렇고
또 하나는 백두산 관광을 하는 이유 때문에 그렇더라.
내가 타고 오는 비행기도 단체 여행객이 3분의 1,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었으니까...
7월에 백두산에 갔을 때 택시 기사가 한 말
'백두산 관광은 8월이 가장 성수기'라는 얘기가 생각났다.
 
하긴 요즘 고구려사 얘기도 끊임없이 들리고 고구려에 관련된 책자가 불티나게 팔리는 마당에
백두산 관광이 더더욱 조명을 받을 만 하겠다 싶다.
 
장춘에 오고 나니 날씨는 거의 가을 날씨인 듯 싶다.
낮에 햇살이 강하게 내려 쬐어도 땀은 그다지 나지 않고 저녁이면 서늘해진다.
입추가 지났으니 그럴만도 하겠지만 역시 북쪽 지방은 다르다 싶다.
또 며칠 있다가 상해를 가야 하는데 상해도 날씨가 장춘만큼만 되면 좋겠다는
말도 안되는 바램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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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이와 치우메이 결혼사진 확인하러 가는 데 따라 갔다가 재밌는 모험(?)을 했다.
 
요즘은 중국도 결혼사진을 디카로 촬영해서 액자도 만들어주고 앨범도 만들어주는 모양인데 사진 한장에 할인 해서 약 40원(한화 6천원)정도 받고 판다고 한다. 그런데 사진을 거의 90여장을 찍었는데 그 중에 최소 30여 장만 고르고 나머지는 사야 한다. 사진을 찍긴 찍었는데 누가 어떤 건 버리고 어떤 건 가지고 싶어한단 말인가. 다 가지고 싶어도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고민이 되는 건 사실... 게다가 디카로 촬영했으니 파일로 있을 게 아닌가...
 
카피를 해달라고 했더니 여전히 돈을 내야 한단다. 고민 끝에 친구들이 담당인 종업원에게 사정 사정을 해서 카피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가지고 간 USB이동 저장장치(U반-중국어) 용량은 128메가, 사진은 모두 540메가... 규이랑 나랑 밖으로 나가 U반을 사오기로 했다.  U반 가격은 그리 비싸지는 않지만 사둬봐야 쓸모가 없어서 대여를 하기로 했다. 두 개 빌리는 데 60원. 돈 벌었다.
 
급하게 가서 다른 종업원이나 지배인들이 보지 않을 때에만 몰래몰래 카피를 했다. 담당 종업원은 들키면 쫓겨날 판이니 간이 콩알만해지나 보다. 하긴 우리도 카피하다 걸리면 쪽팔림과 동시에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는 판이니 모두들 긴장, 긴장에 도둑 카피를 했다. 카피를 다 하고 나니 담당 종업원이 돈을 요구한다. 줘도 그만 안줘도 그만이라고 말하면서도 자기도 위험을 감수했으니 댓가가 있어야 한다고 당당히 요구한다. 결국 300원정도를 줬다.
 
그래도 돈을 많이 아끼고 사진을 거의 다 소유하게 되었으니 규이와 치우메이는 무척 기분 좋은 표정이다. 정말 돈 많이 벌었다...
 
아~ 종업원이 나랑 치우메이랑 얼굴이 닮은 것 같다고 하니 치우메이가 내가 자기 사촌오빠라고 하고 북경에 산다고 그러는데 그 종업원이 믿는다. 허~ 내가 규이에게 내가 말하는 걸 들으면 중국 사람이라고 생각이 되겠느냐며 종업원 바보 아니야?라고 물으니 그런 것 같다고 응수...-_-;
정말 중국 사람을 닮긴 닮았나 보다 싶다. 한 편으론 말이 좀 늘어서 그런가 싶어서 기분도 살짝 좋아지고...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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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춘에 '용수산'이라는 한국 식당이 있다. 한국인 사장이 운영하는 곳인데 우연히 얘기를 할 기회가 생겨 여러 얘기를 들었다 일단 사장 나이는 35세.-0- 문득 나이에 비해 별다른 성과가 없는 내 자신을 돌아보고...
 
얘기인 즉은 지금 장춘에서 '청연'이란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고 한다. 장진영(개인적으로 좋아하는...)과 황정민(역시 좋아함...), 그리고 유민(역시...) 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이다. 용수산이 함바집을 하기로 한 모양인데 지금은 폐쇄된 북쪽 공항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언제 시간나면 촬영 현장을 구경가야겠다.
 
여러 얘기들이 나오는 중에 지금 중국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얘기들... 만약 비자 문제가 발생하면 전에는 돈 좀 찔러주고 아는 사람 통해서 하면 해결이 되곤 했지만 지금은 모든 게 전산처리 되고 컴퓨터로 입력을 하는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많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중국의 발전이 한국과의 어떤 관계를 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 약간의 장점마저도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월함과 열등함의 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장점들은 전혀 생각하고 싶지 않고 생각지도 않았지만 중국인들의 성격으로 보면 중국의 경제사정이 한국과 동등해지거나 앞서가게 되면 분명 많은 한국인들은 더 이상 매력있는 외국인이 되지 못할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한국인들은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고 중국인들을 업수이 여기고 있는 현실이다.
 
내가 알고 있는 한 애니메이션 판에서도 중국을 우습게 보는 풍조는 만연하다. 도대체 왜들 그러는 것일까? 경제문제가 아니더라도 같은 사람으로써 인격체로써 다가서고 존중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유전인자가 꼭 그렇게 설정된 것은 아닐터인데... 어쩌면 중국인들의 안좋은 이미지들은 자국민의 문제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에 의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정신 차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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