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4일 화요일

장애인이 살 수 있는 세상은...

뇌성마비 장애인 최초 美조지메이슨 대학 교수가 된 정유선




정유선 교수의 인생역정을 읽으며 감동했다.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본인과 그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준 부모님들 모두에게, 그리고 정유선 교수의 남편에게도 감동했다. 개인이 살면서 가장 힘든 건 사람들의 '편견'과 싸우는 것일테다. 개인의 무능, 개인의 나태, 개인의 불행 등은 스스로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극복해 나갈 수 있을테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은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영역 밖의 문제이기 때문에 훨씬 더 힘겹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단계별 편견과 고정관념을 이겨내고 인간승리를 일궈낸 정유선 교수는 정말 대단하다. 특히 불편한 몸이지만 남편과 아이까지 있는 행복한 가정을 이뤄냈다.

기사 내용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상대방의 인생에 감동하면서도 한 편으론 서글퍼졌다. 이 땅에 사는 장애인들 모두가 정유선 교수같은 부모를 두지 않았을 테고 그와 같은 환경을 가진 게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게 무척 어려운 한국에서 정유선 교수와 같은 장애인들에겐 어떤 희망이 있을 수 있을까. 국가차원의 정책이나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애인이 성공하는 길은 부모 잘 만나고 환경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는 수 밖에 없다. 성공은 고사하고 일반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만 해도 그렇다. 한국은 사회적, 신체적 약자를 위한 복지나 제도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혜택이라는 것도 단순한 행정적 의미인 경우가 많고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될 만한 건 없는 듯 하다.

세금 제대로 걷고, 사회의 부조리를 엄단해가며 사회복지에 좀 더 신경을 쓴다면 초기 비용은 더 드는 것 같아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발생비용은 분명히 줄어들 것이다. 몸이 불편하더라도 일반인들과 함께 양지로 나와 시선을 교환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어느 곳에서나 장애인을 만나도 불편한 마음없이 그들을 바라볼 수 있는 사회적 장치, 제도가 더 세밀하게 보완되거나 신설되면 좋겠다. 교수까지는 못되더라도 많은 일터에서 직장동료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정유선 교수의 성공이 비단 개인과 그 개인의 가족들이 일궈낸 성공스토리, 두 번 다시 있을 수 없는 유일무이한 스토리가 되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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