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7일 금요일

T-50 차세대 고등훈련기 수출 물거품? 왜?

“수십억달러 규모의 중동 차세대 고등훈련기 시장을 잡아라”

위 기사를 읽어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칭찬하는 기사같은데 읽어보면 잘한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뭔가 일을 많이 한 것 처럼 써놨는데 역시 맥락을 보면 국가 고위관료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처럼 표현이 되어있고 게다가 국가의 중요한 사업이라고 하는데 말하는 거나 처신하는 것은 기본수준에도 못미치는 것 같은데 내가 이해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MB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사고(思考)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암튼, 기사의 요지는 1. 아랍에미리트(UAE)는 차세대 고등훈련기 구매 프로젝트(25억∼30억 달러 규모) 추진 2. 한국 차세대 주력 훈련기인 T-50과 이탈리아의 M-346은 UAE의 후보로 선정됨 3. 모하메드는 UAE의 군 부총사령관으로, 선정에 가장 영향력을 가진 ‘실세’ 왕세자 4. 모하메드는 T-50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음....이다.
UAE는 비행기 선정 시 비행기의 우수성 뿐만 아니라 선정된 국가와 산업협력도 중요시했다. 그래서 이탈리아는 "관광객 증대를 위해 사막에 F1 경기장을 유치하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한국도 '30개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협력 사업들을 제안했지만, UAE의 이목을 끌 내용이 없었다. 게다가 이 마저도 실권자인 모하메드 왕세자에게 전달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F1 경기장 하나, 한국은 30개 프로젝트. 박리다매... 그런데 오히려 MB의 장기인 '사막에 운하건설', '사막에 하천건설', '사막에 물길내기'같은 프로젝트를 제안했으면 어땠을런지...-_-;; 게다가 박리다매로 밀어부치면서도 전달을 안했다고? 남의 돈 따먹기 위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인데...-_-;;;
왕세자가 전부터 계속 만남을 가져 온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솔직히 말해(frankly speaking), 9개월동안 기다렸는데 한국으로부터 아무 답변이 없다"고 불만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에 김형오 국회의장은 한국측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음을 간파하고 "한국은 비행기만 팔아먹는 나라가 아니다. 시간을 주면 구제적인 제안을 하겠다"고 했다.
9개월이나 기다려줘도 답변도 안 줬다느니, 그제서야 한국측 입장이 전달 안된 걸 간파했다느니... 이러고서 국제적 세일즈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우습지 않나? T-50 수출에 관심이 없었다면 모를까...-_-a
김 의장은 "한국의 장관이 와서 왕세자에게 직접 한국 제안내용을 설명하겠다", "한국이 새 제안서를 낸다면 이탈리아 기종과 한국 기종을 원점에서 놓고 검토할 것이냐", "대통령에게도 보고를 한 사안이다. 우리를 들러리로 세울 생각이라면 외교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한국측 입장을 강력하게 전했다.
들러리로 세울 생각이면 외교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입장을 강력하게 전했다? 내가 볼 때는 협박인데? 그리고 대통령에게도 보고한 사안이면 UAE는 한국 것을 반드시 구매해줘야 하나? 한국에서 무대포로 밀어부쳐도 사람들 반응이 흐지부지 한 걸 보니 용기백배해서 그런 발언들을 하고 다니나? UAE가 만약 이탈리아를 내정해두고 공개입찰을 붙였다면 문제가 된다. 이탈리아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정말 들러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원점에서 놓고 검토한다'거나 '외교적 문제'를 거들먹 거리는 게 (내 생각엔) 타당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MB보스한테 보고까지 했는데 성사를 못시키면 소위 '죽은 목숨'이 될까봐 그랬던 듯...-_-;;
UAE의 고등훈련기 최종 선정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최소한 UAE와 한국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이번 외교협의는 상대국가의 고위급 접촉이 가능한 의장 순방외교, ‘세일즈 외교’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평가들이다.
이래저래 실수투성이로 협상을 진행해놓고서 '세일즈 외교'의 좋은 선례가 될 거라는 평가? 어익후야....


그리고 오늘 "국산훈련기 T-50 첫 해외 수출 물거품으로"라는 기사가 떴다.

UAE 정부는 인천?두바이 항로 외에 인천-아부다비 직항로를 개설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이탈리아가 M-346의 첫 해외 수출을 위해 UAE의 구미를 당길 각종 인센티브를 쏟아내는 동안 우리 정부는 '물건 하나는 기가 막히니 사 보시오'라고만 권한 셈이다....모하메드 왕세자는 당시 김 의장에게 "2월에 UAE에서 국제국방전시회가 열리는데 그 이전까지 관계장관이 한국의 새 제안을 갖고 아부다비로 와 줬으면 한다"며 마지막 기회를 줬다. 그러나 정부는 일정상 이유로 곧바로 당국자를 파견하지 못한 채 3월 8일 일정으로 담당 차관을 UAE로 보내기로 하는 등 막판 총력을 기울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이런저런 핑계로 협상을 놓치고서 국내시장 1억달러, 수출협약체결시 25-30억달러 시장을 놓쳤다고 아까워 한다면 그게 말이 되나... 그냥, "수출하기 싫었어!"라고 말하면 이해라도 되지. "전쟁무기는 외국에 수출할 수 없었어요오~~~"라고 한다면 난 100% 찬성해줄텐데.

그건 그렇고 우리나라 우주과학 정책의 핵심 사업인 아리랑3호 발사체 업체를 선정이 확실시되던 러시아를 물먹이고 한-일 관계 개선을 이유로 미쓰비시중공업으로 결정했던 걸 생각하면 이번 UAE가 처신한 것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지 않아? 정말이지 MB정부 쩐다.

댓글 6개:

  1. 안그래도 어려운 나라 경제에 무덤을 파는구나... 쓸 데 없는데(돈 안되는 법안 상정 -본인들은 돈 된다고 말하며 목숨 걸지만.. 이 번 건에 비하면 껌값인 것을...) 신경 쓰느라 정작 돈 되는 건 다놓치네... 헐.



    보험 설계사 한테 팔라고 책임 맡겼다면 차라리 계속 들러 붙어 팔기라도 했을거다.ㅋ

    답글삭제
  2. @필엉아 - 2009/02/27 12:33
    그러게 말입니다. 국회의원, 담당 공무원들은 대한민국 보험설계사 분들에게 '세일즈'라는 게 무엇인지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암튼, 저래놓고 '경제를 살리자!'고 목청을 높히는 꼴은...;;;;

    답글삭제
  3. 참으로 많이 아쉽네요.. 정부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줬으면 막판에 뒤집히는 일은 없었을 텐데요..

    답글삭제
  4. @푸른하늘 - 2009/02/28 09:12
    불가항력적인 일도 아니고 애초부터 가능성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던 것 같고 진행과정이나 일을 처리하는 과정이 졸속이지 않았나 싶네요. 그러면서 정부는 대한민국 경제가 어렵다고 우는 소리 하는거죠.

    답글삭제
  5. 동감...입니다...

    김형오의 관상을 보면..

    아집과 독선에 빠져있는 관상입니다..

    저런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아 있으니..

    아쉬울따름입니다..

    물론..

    mb는 말할필요도 없지만요..-_-

    답글삭제
  6. @하늘 - 2009/07/09 07:07
    관상만으로 따진다면 이번 정부는 정말...'유구무언'입니다. '국민'을 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국가'를 위하는 것도 아닌 그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 걸까요. 답답합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