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24일 토요일

[mov] 那山那人那狗 - 그 산, 그 사람, 그 개 (Postmen in the Mountain)


그 산, 그 사람, 그 개 (那山 那人 那狗 :: postmen in the mountain)

감독 :: 후워지엔치
주연 :: 텅루쥔, 리우예

이 영화 표지를 봐서는 베트남 영화같기도 했고 또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 나의 그런 선입견은 완전히 잘못된 것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완전히 몰입하게 했고 결국 온몸 가득히 영화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늙은 아버지는 '시앙시;湘西'의 우체국 직원이다. 퇴직을 앞두고 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야 하는데 그 시앙시는 온통 산길이며 각 작은 마을 사람들은 각자의 사연이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일을 물려주기 어려워서 아들에게 일을 물려주기로 한다. 이 영화는 일을 물려주기 위해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우편배달일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그들과 함께 하는 라오얼.이라는 충견이 있는데 이들과 함께 동행을 한다. 여기에서 알수 있다시피 그래서 제목이 '그 산, 그 사람, 그 개'이다.

아버지는 우편 배달하는 산행 내내 아들의 장성함을 보며 자신의 과거를 회상한다. 자신이 청년때 우편 배달했던 일, 아내를 만났던 일, 아이를 낳았던 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일...등 장성한 아들이 듬직하긴 하지만 역시 부모에게는 자식은 여전히 어린 모습일 뿐. 아버지는 아들에게 우편배달할 때 필요한 사항들을 꼼꼼하게 가르쳐 준다. 간혹 라디오를 들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는 아들이 좀 마뜩찮지만 아들의 커다란 뒷모습은 이미 늙고 작아져버린 아버지에겐 또 다른 희망이자 힘이 된다.

강을 건널 때 아버지를 업고 건너는 아들. 그 때 아버지는 지난 날 자신이 아들을 업어줬던 날을 회상하며 상념에 잠긴다. 그러다 문득 아들의 목에 난 제법 큰 상처를 보고 언제 어디에서 상처가 났냐고 묻는다. 그리고 왜 자신은 모르냐고 아들에게 채근하듯 묻는다.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하는 아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조금씩 조금씩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고 받아들이게 되며 닮은 모습들이 되어간다.

주로 아버지와 아들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긴 하지만 간혹 등장하는 인물들에게서도 여러 모습을 보게 되고 그들의 말과 행동, 삶은 아버지와 아들이 마음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가 되기도 한다. 결국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누군가를 둘러싼 환경과 더불어 사는 삶과 함께 이해가 되는 법이다.

이 영화는 아주 빼어난 경관을 보여준다. 산이 봄, 가을의 풍성함 말고 그저 녹색으로 물든 것만으로도 감동을 주는 걸 이 영화를 통해 느꼈다. 작은 마을들의 정겨운 모습도 그렇고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며 자연과 인간의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정취에 취한 느낌이다.

이들 부자와 함께 산을 오르며 사람들을 만나며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더불어 나 자신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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