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12일 수요일

[근조] 김충식 교무의 완전한 해탈천도를 염원합니다.

▲ 원불교 김충식 교무


원불교 김충식 교무,
호주에서 '살신성인'

- 9일 물에 빠진 연수생 구하고 순직

지난 9일 호주 시드니 노스아보카 비치에서 현지시각 오후 2시 30분경 어학연수생을 인솔하던 원불교 김충식(31·시드니교당) 교무가 물에 빠진 한국인 연수생(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을 구하고 자신은 파도에 휩쓸려 빠져 나오지 못하고 익사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김충식 교무는 1시간 후 물에 빠져 숨진 채로 발견되었으며 파도에 휩쓸렸던 학생은 무사히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번 연수는 원광대학교 어학원에서 주최하여 1월 2일부터 16일까지 원광대학교 어학원에서 모집한 초등학생 6명, 인솔교사 1인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원불교 시드니 교당 김충식 교무는 현지에서 연수를 지원하던 중 이번 사고를 당했다.

김충식 교무는 전북 정읍 출신으로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포항교당에서 초임근무를 마친 후 작년 시드니교당 청소년담당교무로 부임했다. 이후 장례는 원불교장으로 거행될 예정이며 유해는 화장 후 전북 익산의 원불교 영묘묘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생명존중에 대한 의미가 퇴색되는 요즘 지구 저편에서 의로운 죽음을 맞이한 한 성직자의 행위는 생명에 대한 참의미를 깨닫게 하는 작은 외침일 것이다.

원불교 생명·평화운동단체인 ㈔평화의 친구들은 호주 시드니 해변에서 물에 빠진 연수생을 구하고 참변을 당한 고 김충식 교무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김 교무에게 생명평화상을 추서하기로 했다.

오마이 뉴스 윤창원(bdyun) 기자

충식교무는 내가 원불교학과를 다닐 때 선배였고 후에는 동기였다. 나보다 나이는 한 살 어리지만 서로 "형님~"이라 부르며 생활했었고 늘 웃는 얼굴로 용맹정진하는 모습은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것이었다. 특히 좌선이나 염불 쪽 수행에 큰 소질이 있었던 교무였다. 졸업 하기 전에도 졸업 후에도 해외 쪽으로 시야와 행동 반경을 넓히며 스스로의 수행생활에 힘을 더하고 노력하다가 호주에 발령받아 가면서 잘 생활하고 있었다고 들었다. 그러다 엊그제 선배에게 충식교무의 열반소식을 접하고 잠시 멍했었다.

축구와 농구, 탁구를 참 잘했던, 운동을 좋아했던 이었고 아담한 체구에 잘생긴 얼굴, 끊임없이 매진하는 수도생활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와 사랑을 받았던 충식교무. 사실, 충식교무는 자신의 삶보다 남을 위한 삶에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려고 노력했던 사람이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충식교무는 그런 사람이다.

성직자의 첫걸음에 서서 웅대한 서원을 이뤄보기도 전에 명을 달리하다니 정말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그렇게도 이뤄보고 싶던 성직의 삶, 오롯이 주는 삶이 아직다 끝나지 않았으니 곧 다시 다른 인연으로 오겠지.

충식형님~ 편안히 잘 다녀오시오. 그대가 구하려 했던 아이는 무사하다니 애착, 탐착 다 놓아버리고 맘 편히 떠나시오. 졸업 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간혹 소식만 들었었지만 다음 생엔 더 좋은 인연으로 만나봅시다.

그대의 완전한 해탈천도를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합니다.

댓글 2개:

  1. 노스아보카 비치는 처음 들어봐.

    지명 이름으로 보아 아무래도 시드니 위쪽에 있는 비치 중의 하나인가봐...

    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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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래... 호주에는 해변에서 지켜야 할 항목들이 철저하고 대부분 익사하는 사람들은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하더라. 그런 얘기가 한 생명을 구하려고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은 사람에게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생각된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과연 나라면... 과연 나라면... 이란 생각을 얼마나 떠올려 봤는지 모르겠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거야란 답이 나왔더라도 난 충식교무의 성품을 알기에 함부로 그런 말을 못할 것 같다.



    참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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