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 12일 목요일

[mov] Danny the Dog / 狼犬丹尼

이연걸은 개(?)다(?)


대니로 분한 이연걸이 주인공이긴 한데 왠지 찝찝한 기분이다. 대니는 한 서양인의 애완견처럼 묘사되어 나온다. 이 서양인(Bob Hoskins 분)마치 투견을 데리고 다니면서 돈을 벌어들이는 것과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대니도 나름대로 삶의 굴곡이 있을 테고 사연이 있겠지만 동양인이 서양인의 충실한 투견이 되어 살인을 하거나 폭력을 자행하는 걸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계속 불편하다. “이연걸의 액션”만 아니었다면 굳이 볼 필요도 없는 건데…

초반을 좀 지나 대니는 맹인인 샘(Morgan Freeman 분)을 만나는데 동양인이 봉사 흑인을 만나고 그 흑인은 (순수 백인 혈통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백인 여자아이를 거두어 키우고 있다. 헐리우드의 만연한 인종차별적인 구조도를 보고 있는 듯 했지만 이 역시 좋은 뜻으로 해석하면 다른 인종들에게도 관심과 사랑을 가져달라고 말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정말?!! 절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제작자, 감독이 뤽 베송이라니 프랑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그다지 기분 좋은 영화는 아니다. 단지, 설정만으로도!! 하긴 좋은 얘기를 하기 위해 이런저런 무리한 설정들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동양인을 이런식으로 묘사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겠는가. 리쎌웨폰4에서 이연걸이 악역으로 출연한다는 것 자체로도 많은 말들이 오갔는데... 뭐...어쨌든 인간성을 회복하고 억울하게 삶을 송두리째 뺏긴 이연걸의 삶을 나중에 다 드러내긴 한다.

이연걸의 액션은 여전하다. 성룡은 나이 들어 힘들어 하지만 이연걸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다. 역시 여전히 카메라는 이연걸의 액션을 쫓아가지 못해 버벅대는 아둔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이연걸의 좀 더 나은 "황비홍"의 모습을 만나보길 기대해본다. 액션, 카메라, 배역 모든 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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