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22일 수요일

만나고 헤어지고.

체코에서 오랫동안 공부를 하던 친구 녀석이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그리고 재충전을 해가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지도 벌써 두달 정도가 되어간다. 내일 다시 체코로 돌아간댄다. 체코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또 열심히 노력했고 좋은 결과들이 있었기에 이번에 다시 체코로 가는 건 가서 열심히 사는 일 밖엔 남은 게 없어 보인다. 좋은 능력, 좋은 마음이 있으니 좋은 결과로 (나중에) 금의환향하겠지. 즐거운 한국 생활이었길, 그리고 한국에서의 좋은 만남들로 인해 더욱 든든한 힘을 얻었길 바래본다.

체코어는 세계적으로 악명(?)높은 배우기 어려운 언어에 속한다고 한다. 그 어렵다는 체코어를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지 몰라도 사람사는 곳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단단하게 잘 여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사실 친구에게 이런 바램을 할 처지가 아니기도 하지만 입에 붙어 고치기도 어려운 말. "열심히!" 열심히 하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이 있을까.

내일 가는 친구 녀석과 바톤터치라도 하듯 애니메이션 공부하러 체코로 떠난 (친구와 룸메이트인) 동생 녀석이 들어왔다. 이 친구도 한 두 달 정도 있다가 들어간다고 한다. 이미 체코에서 지낸 시간이 훌쩍 삼년이 되어간다. 낯선 땅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만으로도 버티기 힘들었을 땅에서 잘 살다가 돌아온 얼굴이다. 밝아졌고 맑아졌다.

자기 고집이 있으니 잘 살테고 이미 체코에 스며들었으니 괜찮겠지. 같이 저녁을 먹는데 감자탕을 먹으면서도 감격하고 은행을 먹으면서도 감동하는 걸 보니 체코의 척박한 음식들을 짐작할 수 있겠다. 즐거운 식도락을 즐기다 또 체코에 들어가서 열심히 생활할 수 있길...

늘 사람은 만났다 헤어지고 헤어졌다 만나길 반복하며 살지만 그 만남과 헤어짐의 사이에 각자의 옹골진 힘들이 키워지면 좋겠다. 특히 내가 부족한 부분이겠지. 다음에 만날 때는, 다음에 헤어질 때는 지금보다도 더 밝은 웃음으로 환한 미소로 마주하길...

긴 여행 조심히 즐겁게 가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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