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5일 화요일

이건희의 사면? 짝퉁 애국자를 위한 설레발.

이건희 사면, 결단만 남았다? via 한겨레21 [2009.12.18 제790호]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어떤 식으로든) 한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고 국제/사회 영향력이 있으면 어떤 죄를 범했든지, 어떤 잘못된 일을 했던지 '애국자'가 된다. 그래서 감옥에 있으면 꺼내줘야 하고 과거의 흠결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오로지 국가를 위해, 위대한 대한민국을 위해 몸바쳐 살아온 애국자가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인과 (大)기업인들은 이런 의미에서 대부분이 '애국자'다. 그들만이 대한민국을 건사하고 이끌어가는 거다.

 

그런데 가진 것도 없고 힘 없는 자들은 평생 법을 지켜오다가 생존에 위협을 느껴 법을 아주 조금만 위반해도 '반국가세력', '도심 테러리스트'가 되어 국가를 붕괴위험으로 내모는 '매국노'가 되고 만다. 혹여 현재 흠결을 찾아낼 수 없으면 오래 전 과거까지 탈탈 털어 결국에는 범법자를 만들어 놓고 감옥에 가두어 둔다. 사면? 글쎄 '애국자'가 감옥에서 나올 때 상황 봐가며 '끼워팔기'로 몇 명 쯤 후한 인심을 쓴다면 모를까,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의미에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잠재적 범죄자다. 이들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애국자'들이 쳐 놓은 그물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게 대한민국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얼마나 국가적으로 대단한 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건희 사면'을 들먹이며 뜻을 모으는 애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니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정상으론 보이지 않는다. 그냥, 딱 한 가지. 자기들의 이익만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 자들은 '수구'라고 부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친일행적'이 있어도 나라를 위한 훌륭한 업적 운운하며 말도 안된다며 펄쩍펄쩍 뛰는 인간들이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거에 어떤 거짓말을 했던 어떤 사실이 밝혀지건 간에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면 눈 딱 감고 밀어주고 응원해주는 인간들이 있는 것이다. 하긴 눈도 감지 않는다.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 눈을 감지.

 

짝퉁 '애국자'들이 나라 말아먹고 자신의 뒤통수를 때릴 때 쯤이나 정신이 들까. 아님, 그들의 '영원한 제국'에서 분배되는 떡고물만으로도 평생 행복한 포만감을 누리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혹은 정치인들의 잘못에 대해 엄정한 심판과 법의 댓가가 따르면 대한민국이 곧 망할 거라고 생각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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