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그야말로 동(動)과 정(靜)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영화라고 할까?
중국에 와서는 'Brother'와 '자토이치' 두 편을 보게 되었는데
두 영화 모두 내겐 참 맘에 든다. 특히 자토이치.
계속 생각나는 장면은 기타노 다케시의 안면근육이 씰룩이는 장면.
뭔가 불만이라도 있는 듯, 혹은 뭔가 느끼려고 하는 듯, 불편한 듯...
때론 남을 조롱하듯...
또 웃음같지 않은 웃음을 날리는 장면들...
아주 공허하고 아무런 사심이 묻어나지 않는 듯 해서
어쩌면 건조한 듯한...
그리고 사운드가 참 재밌었는데
밭에서 네 명의 농부가 곡괭이 질을 하고 있는 장면에서
음악에 박자를 정확히 맞춰가며 진행되는 것...
비오는 날 그 네 명의 농부가 또 탭댄스를 추듯
질퍽이는 소리가 음악과 맞아들어가는 것...
나중에 건물을 짓는 장면에서
목수들의 연장 소리가 음악과 절묘한 싱크를 이루는 장면...
참 아쉽게도 스테레오도 아닌 모노 사운드로 들었기 때문에
그 짜릿한 느낌을 겪지 못했지만 재밌고 즐겁고 흥겨웠다.
많은 사람들이 라스트 씬이 된 군무,
탭 댄스 장면을 많이 기억한다고 하는데
너무 많이 들어서인지 별 감흥이 없었다.
신나긴 하더군.
이 영화에선 기타노 다케시가 다른 영화에 비해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다.
그런데 이사노 타다노부라는 매력적인 남자 배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얼굴은 낯이 익은 것 같은데 그의 출연작을 보니 본 영화가 없는 듯...
그의 분위기도 기타노 못지 않게 매력적이긴 하다.
다만 좀 정형적인 느낌이 들어서 그렇긴 하지만...
엔딩 부분에서 돌에 걸려 넘어지며 하는 말로 인해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설령 눈을 크게 뜰지라도 눈을 감을 때보다 보이는 건 하나도 없다."
.... 그리고 여전히 멈추지 않는 돌발적인 개그. 터지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