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Something's Gotta Give)
감독 :: 낸시 메이어스
주연 :: 잭 니콜슨(해리 샌본), 다이앤 키튼(에리카 배리), 키아누 리브스(줄리안 머서),
프란시스 맥도먼드(조), 아만다 피트(마린 배리)
사람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뿐더러 사랑은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을 설레게 하고 힘이 나게 한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고 가슴 한 쪽에선 따뜻한 온기가 생겼다.
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은 정말 대단한 배우란 생각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의 표정, 몸짓 하나 하나에서 정말 두 사람이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으니...
해리는 나이 60이 넘도록 늘 젊은 여자들과 교제를 하고 사랑을 나누고 결혼하지 않는 자유에 대해서 피력하는 유명한 돈 많은 사업가이가 컬럼니스트이다. 에리카 역시 나이가 50이 넘었지만 전 남편과 이혼한 뒤로 생활을 더 활기차게 사는 여성. 특히 에리카는 시트콤 작가이기도 하다.
에리카의 딸과 교제하다가 심장발작을 일으키는 순간부터 해리의 감성과 생각들은 많은 변화를 맞이한다.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았던 에리카에게 정을 느끼고 사랑을 느껴가게 된다. 에리카도 어쩔 수 없이 심장병 치유차 자기 집에 머물고 있는 해리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 사이에 줄리안이 많은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에리카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에리카의 딸은 엄마와 해리의 감정을 눈치채고는 해리와 절교 선언을 한다.
같은 나이 때일수록 서로 공감의 폭은 넓어지는 건 확실한 가 보다. 해리가 에리카의 앨범을 훔쳐보면서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편안해지는 걸 보면 말이다. 살다보면 자기와 나이 차와 관계없이 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비슷한 나이 또래와 사랑을 하게도 되지만 어떤 게 스스로에게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비슷한 나이가 되었을 때는 공유하는 것들이 많아지게 됨으로 서로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이는 폭이 넓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꼭 그렇지만도 않긴 하다. 더 싸우고 의견대립이 강해질 수도 있으니... 말을 수정해야겠다. 나이에 관계없이 서로에 대한 감정, 그리고 대화를 하려고 하는 자세만 형성된다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기만 해도 충분히 감동을 받지 않는가...
에리카는 그런 해리의 모습에 사랑을 하게 되고 해리는 당시에만 그랬다가(습관처럼) 나중에 자신의 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다가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가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도 상당히 중요해 보인다. 나중에 해리가 6개월 동안 지난 시절 만나왔던 여자들을 찾아가 자신을 찾게 되는 과정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공감을 하게 한다.
물론 자신의 삶에 지난 시절 관계했던 인연들을 다 찾아다닌다는 것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자신이 딛고 있는 현재라는 발판은 결국 과거로 이루어진 것을 상기한다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현재를 관망하는 자세는 분명 필요하다. 해리와 에리카의 사랑을 지켜보면서 즐겁고 유쾌하고 행복해졌다.
불꽃같은 사랑의 감정은 영원하지 않을지 몰라도 불꽃은 가슴에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쉬이 지워지지 않고 향기를 낸다. 가슴에 흔적이 남길 때 뜨겁다고 피하지 말고 새겨지지 않는다고 억지로 상처를 내지 말아야지. 자연스럽게 오고 감을 받아들이고 놓을 수 있도록 해야지.
한글 제목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이라는데 별로 아까운 것을 버린 것 같지도 않고 그다지 많이 버린 것 같지도 않더라.
사랑의 에너지는 결국 삶의 에너지와 하나다.
에리카도 사랑의 힘으로 멋진 극본을 써서 흥행에 히트하고
해리도 사랑의 힘으로 심장병을 치유하고 삶의 소중한 것을 찾았으니...
아마도 '사랑하면 알게 되는 소중한 것들...'이 맞지 않을려나?
- 키아누 리브스는 적당한 선에서의 연기가 보기 좋더라.
- 다이안 키튼 너무 귀엽고 멋진 매력을 지녔다.
- 잭 니콜슨은 그리 핸섬한 얼굴이 아님에도 멋진 표정과 행복한 웃음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