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8일 월요일

싸울 때는 예의를 갖춰주길 바래. 강아지 녀석아.

"싸울 때도 예의를 갖춰주길 바래!!! *발*놈아!!!"

선배와 빗소리를 벗삼아 고기를 구우며 소주잔을 건네고 있을 때 별안간 들렸던 소리다. 옆 테이블에서 (말)싸움이 벌어진 모양이다. 얼씨구~?! 예의를 갖춰달라는 사람이 욕이란 욕은 다 꺼내놓는다. 한참 욕을 퍼붓고 가더니 화가 풀리지 않았던지 다시 돌아와 ~놈아, ~쉐끼야 한 바가지 욕을 퍼붓는다. 비는 그쳤는데 그 사람 욕은 그칠 줄 모르고 쏟아져 나온다. 얼마나 억울한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앞에 앉은 선배가 그런다.

"일단 스스로가 화를 내고 열 받아서 씩씩대면 진 거 아냐?"

그럴 수 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화가 나면 이성과 감성이 따로 놀기 때문에 가끔 당췌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쏟아놓고 한참을 속 끓이며 살아간다. 물론 어떤 이들은 그렇게 해놓고 다음 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싹- 잊어버리지만.

나 스스로 화를 내지 않을 때, 상당히 마음의 평정을 가지고 있을 때는 나와 무관한 사람이 화를 내는 걸 보면 (때론) 피식- 웃음이 나온다. 내가 화가 나면 또 그렇지도 않으면서...허~ 그러고 보면 참 간사한 인.간.인 건 틀림없다.

하지만 화를 '잘', '제대로' 내는 사람과 분노할 '때'와 '장소'를 아는 사람은 절대 자신의 논리를 벗어나지 않을 뿐더러 분위기에 쉽게 휘둘리지도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화'와 '분노'는 (때론) 정말 필요하다.

"너 나보다 어려. 그러니까 조심해. 그 따위로 하면 재미없어!!"

그 한참 욕을 바가지로 퍼붓던 사람이 한 말이다. 들으면서 짜증이 소나기처럼 밀려오더라. 으~... 이런 얘기 또한 자신의 정신 상태와 성숙도를 아주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개적으로 쪽팔리는 거지 뭐. 쪽팔리는 지는 아나 몰라.

비도 오고 꿀꿀한 하늘 아래서 여럿 꿀꿀한 광경을 목도하고 나니 왠지 씁쓸해지는 건 날씨 탓인가? 아니면 내 기분 탓일까?

어쩌면 그 놈의 '술'이 아니면 아무도 모르게 '쉬쉬'하고 살았을 얘기를 술 기운 빌어 토악질 하듯 뱉어낸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취했다고 해서 모든 게 용서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마치, 울산에서 학부모를 성희롱하고 동료 교사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 소동을 벌인 학교 교사가 술에 취해서 기억도 나지 않고 '학부모들의 음해다(라고 편들고 우기는 사람은 뭐냐고~)'라는 이유로 정직 2개월을 받은 사건처럼.

댓글 2개:

  1.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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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렇군.-0-. 고생이 많겠소. 그래도 어쩌겠누. 해야할 일이라면 해야지. ...그래도 일이 많은 건 알겠다. 몸 상태, 마음 상태 최고의 컨디션으로(쉽진 않겠지만^^;) 해놓고 잘 처리하길 바래. 도움이 안되서 미안하다.(도움 될 일이 뭐가 있다고!!!-_-;;;;) 그래도 응원과 축하는 함께 쏴~!!! 보내주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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