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28일 월요일

글과 말에 대한 스치는 단상.

어디선가 읽었다고 소개 한 문장 하나.


"너희 중 죄 없는 자, 내게 돌을 던지라"고 예수가 말했다지만, 그거 요즘 말로 바꾸면 "잔말말고 입 닥치샘" 아닌가요?



정말 세상도, 생각도 많이 바뀌긴 했다.


사실 저 위 글을 읽는 순간 나도 피식거리긴 했지만 다른 측면으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수 많은 지식, 금언, 명언들, 특히 선각자들(석가모니, 하나님, 예수, 소태산, 성모 마리아, 노자, 공자, 맹자, 강증산 등등;이상 무순위)이 말한 걸 모아놨다고 일컬어지는 소위 '경전'에 등장하는 명문장들에 대해 많은 이들(나를 포함)은 오해를 하기 쉽상이다. 왜냐하면 말과 생각이라는 건 그 때 당시의 사회상황, 역사적 지점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지금 현대생활에서 풀어내려고 하면 늘 앞뒤가 안맞고 아전인수격으로 곡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가령 '거짓말을 하지 말아라'라고 하는 말이 있다고 하자. 그 말을 신봉하고 따르는 사람들은 절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이런저런 이유와 변명을 들어가며 거짓말을 한다. 그렇다면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따르는 게 옳은가? 문제는 '거짓말을 하지 말아라'라는 말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한 말이었는지가 중요하다. 그런 상황적 사실이 실종된 상태에서는 단지 '말(혹은 글)'일 뿐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 많은 이들이 선지자들의 한(쓴) 말(글)에 '토'를 달 때는 꼭 개인의 실명을 밝히고 '주석'을 달았던 것이다. 왜냐하면 원래의 뜻과 자신의 뜻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고 나중에 보는 이들이 원문을 읽고 난 후 자신의 글을 읽기 원했으며 이를 통한 자연스러운 토론, 토의 과정을 거쳐 보다 완성된 입체적인 '말과 글'의 함의가 드러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몇몇 경전을 제외하고는 당사자 본인이 직접 구술하고 적은 내용도 아니다. 제자들이나 직접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한데 모아 편집한 것일 뿐이다. (노자 도덕경이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면 이런 경전들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어떤 식으로든 시대와 역사의 흐름 속에서 다듬어지고 걸러진 내용들이기 때문에 중요한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글을 글로만 믿고, 말을 말 자체로만 믿어버릴 때 문제가 생긴다. 그 글과 말 사이의 행간에 숨겨져있는 참 뜻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누리꾼들의 살벌한 답글들이나 '우르르' 몰려다니며 설전을 벌이는 모습들에서 이런 폐해들을 느끼곤 한다.)


세상도 변하고 사고도 변하더라도 성현들의 말과 글이 담긴 참 뜻은 변하지 않는다.


변명같지만 내가 한 말과 글은 변할 것이다. 아직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내 모습은 말과 글을 토해내는 당시의 참 뜻은 그 글과 말에 오롯이 담겨있을 테지만 그 이후에 반복되는, 번복되는 말과 글에는 내가 살아가는 삶의 (나름대로) 치열함과 열정이 담겨지길, 보다 더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도록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 2개:

  1. Dobry, dobry~ dobry nap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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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wolhoo - 2005/11/29 04:08
    당췌, 뭔 말인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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