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야구치 시노부
출연 |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칸지야 시호리, 모토카리야 유이카, 다케나카 나오토, 시라이시 미호
보고 나서 행복한 마음이 가득 생기는 영화. 트럼펫이나 색소폰, 드럼 정도의 악기를 꼭 다뤄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기는 영화. 문득 예전에 ‘Shall we dance’를 보고 나서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가 생각난다. ‘Swing girls’는 Jazz, 아니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아, 그러고 보니 ‘Shall we dance’에 나왔던 아저씨 다케나카 나오토도 ‘Swing girls’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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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프리 스타일로 한 번 해볼까? -_-;;;
이 아저씨는 일본 영화의 감초 역할로 자주 등장하는데 지겹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건 심약한 소시민의 삶을 잘 표현하면서도 유머와 따뜻함을 놓치지 않는 배우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다케나카 나오토는 알고 보니 영화와 드라마에서 배우로 출연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감독으로 데뷔해 국제적인 상도 받았던 만능 탤런트라 한다. 그러고 보니 ‘도쿄 맑음’이란 영화가 이 사람 작품인 게 뒤늦게 생각난다.)
상황설정이 무척 황당한 부분이나 이야기의 아귀가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그런 면들이 영화를 더 생기있게 만들어 주는 게 아닌가 싶다. 보면서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고 보는 내내 즐겁고 행복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고등학교 남자아이들의 수중 발레 이야기를 담은 ‘워터 보이즈’도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이라고 한다. 두 영화가 닮은 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귀가 함께 즐거운 ‘Swing girls’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또 이 감독은 ‘매트릭스’ 촬영기법을 모방하는데 진짜 멧돼지가 아닌 게 빤히 들여다 보이는 엉성한 설정이 더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런 기법은 MBC 코미디에서 조혜련을 위시한 몇몇 코미디언들이 시도한 바가 있었다. 어떤 이들은 최근 화제작 ‘웰컴투 동막골’의 멧돼지 씬이 이 영화를 따라 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던데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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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 woderful world with 멧돼지
낙제생들로만 이루어진 여름 보충수업 반 아이들이 어떻게 음악을 쉽게 배우고 악기를 최단시간에 다룰 수 있게 되는지 신기하지만 그런 논리적 추리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영화는 유쾌하게 흘러간다. 그래서 야구부 주장이 던지는 말 “세상엔 두 가지 부류의 인간이 존재한다”의 두 가지 대답 “끝까지 해내는 인간과 포기하는 인간”, 그리고 “신나게 즐기며 사는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은 이 영화의 성격과도 맞닿아있다. 명품을 걸치는 게 먼저인 날라리 여고생들, 컴퓨터를 갖다 놓고도 설명서가 어렵다는 핑계로 배우지 않는 낙제생, 다룰 줄 아는 악기는 고작 ‘피리’ 밖에 없었던 아이들이지만 정말 신나는 게 무엇인지, 기쁨이 무엇인지 알고 난 후엔 포기하지 않는 인간으로 내달려 결국 꽤 멋진 공연을 이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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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라도 좋아. Jazz에 빠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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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오셨어!!!
Jazz의 음을 건널목 신호등 알람 소리에서 찾아내는 것도 재밌다. 어쩌면 음악은 인류가 시작하면서부터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해온 문화의 산물일 테고 현대 생활 속에서도 음악은 삶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음악의 홍수 속에 살지만 정작 들을만한 음악은 적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조차도 남들과 함께 소통하지 못하면 외면 받는 각박한 현실이지만 그렇게 정직하게 음악은 늘 우리 주변에 있고 그걸 오롯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다시 즐거운, 행복한, 좋은 소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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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의 박자는 이렇게..이렇게..
많은 취미와 다양한 재주를 가진 것도 복이겠지만 할 줄 아는 게 단지 ‘이 것’뿐인 것도 행복이다. 못하는 걸 하고 싶어하는 미지에 대한 앎, 배움의 욕망도 중요하지만 단지 할 줄 아는 ‘이 것’을 즐길 줄 아는 삶의 자세야 말로 중요한 에너지이며 원동력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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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소리'만 낼 수 있으면 돼
영화를 보고 나서도 계속 몇 번을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영화 ‘Swing girls’는 그래서 따뜻하고 유쾌하다. 영화에 나오는 연주곡들은 배우들이 긴 트레이닝을 거쳐 직접 연주를 했다고 하니 이 영화의 진실성이 느껴진다. 게다가 ‘Swing girls’라는 콘서트도 했다고 하니 배우들도 정말 즐거운 영화, 콘서트, 음악생활이 아니었겠나 미루어 짐작해본다.
어쩐지 악기 다룰 때 손가락 움직임과 입, 가슴의 호흡 등을 유심히 봤는데 ‘싱크율’이 좋더라.
오늘 이 영화 보고 왔어요:)(ㅎㅎ.. 왠지 꾸중들을 것 같다는..셤을 코 앞에 두고) 가볍고 유쾌하게 볼 수 있으면서도 뭔가 짠한 걸 느끼게 해준 영화였지요. 악기를 자신이 직접 연주할 수 있고, 노래를 직접 부를 수 있고, 춤을 직접 출 수 있는 건 행복한 거 같아요. 주변 사람들과 직접 그렇게 자신의 목소리로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죠. 수능 끝나고 다시 피아노를 배워볼까 생각중이랍니다. 형이 12월에 오시면 들려드릴 수 있게ㅋㅋ
답글삭제@왕도비정도 - 2006/10/24 01:38
답글삭제꾸중은..무슨... 공부와 문화생활이 둘이 아닌 게지. 공부만 한다고 해서 공부가 잘 될리는 없잖아? :) 나도 이 영화를 보면서 유쾌하면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얻었어. 음악이라는 것, 악기라는 것은 무엇인가부터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까지...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했었지. 가끔 다시 몇 장면을 돌려봐도 지루하지 않은 영화라 생각해.
넌 피아노를 칠 줄 아는구나. 난 기타를 아주 조금 다뤘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손도, 재능도 굳어버려서 쩝... 요즘 간간히 작업하다가 줄 좀 튕기곤 하는데 뭐, 혼자 놀기엔 그럭저럭.ㅎㅎ 난 누구에게 들려줄 정도는 아니니 부탁같은 거 하지 마라.^^;;; 언제 네 피아노 연주를 들어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