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29일 목요일

친일파 명단을 접하고...

보다 보다 화딱지가 나서 마침 마시고 있던 물 컵을 모니터에 던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뭐, 이런 말 해봐야 "모르고 살았어?", "세상 다 그렇잖아"라고 나를 달래려, 어르려 하는 말들이 들려올 거라 생각은 하지만 정말 화가 나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서프라이즈'에서 퍼온 내용이긴 하지만 '키네'님 홈페이지에 가서 <한국의 친일인맥>에 대해 검색해서 읽어보길 권한다.

나! 대단한 진보주의자도 아니고, 엄청 일본을 싫어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내가 화가 나고 분통이 터지는 건 어떠한 기회를 통해서든 남들의 고통과 괴로움, 삶의 진실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이 나라를 좌지우지 하려고 악착같이 달라드는 개떼와 같은 이기주의를 느꼈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다 그런 마음이 있을 거라고 넉살좋게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내가 지금 사는 게 퍽퍽하고 이 나라가 도대체 믿을 구석이 안보인다면 결국 위에서 언급한 '놈'들이 깽판을 쳐서 일 게다.

혹자는 '박지성'이나 '박찬호'같은 인물이 우리 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최홍만'이 한국의 자존심을 드높이고 '박찬욱'과 같은 사람이 한국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일등 공신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1년 365일 떠들고 난리 법석을 해봐야 '키네'님 블로그에서 소개된 인물들에 의해 결국 '좃'도 아닌 게 되고 마는 것이다. 삶은 그렇게 동떨어진 매체나 장르에 있는 게 아니라 헐떡이며 숨을 쉬는 내 코 앞에 있는 것이니...

'정치인'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말을 하는 이유를 알겠다. 다들 한통속인데 무얼 바랄까. 그렇게 서로들 사돈을 맺고 가족을 만들고 울타리를 쳐가고 있는데... 그걸 이제야 알았냐고? 예전부터 알다마다... 하지만 알면 뭐할까. 아무도 나서서 거부하고 제지하지 못하는데. 세상을 변화시키는 게 꼭 그런 방법은 아닐 수도 있겠지. 하지만 최소한 '뭣'같은 놈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식하고 '거부'할 줄 알아야 하지 않나 싶다.

누군가 그러더라. '친일청산' 할 시간에 '애국지사' 챙겨줘야 하지 않겠냐고. 맞는 말이고 아무런 이의가 없다. 하지만, 친일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순간에 여전히 왕성한 번식력으로 이 사회를 이 나라를 잠식해 가고 있는 이들의 헐떡임이 느껴진다. 그리고 갈수록 이 사회를 잠식해가고 있는 쓰레기 종자들에게는 꽤 나름대로의 명분이 세워지고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게 무섭다. 기억은 갈수록 잊혀지고 현실은 갈수록 강해지니...

이렇게 살다 가게 될까 무섭다.

댓글 2개:

  1. 친일파는이제그만하고 이제부터는 친북파를심판하자

    답글삭제
  2. @rlaworn - 2006/12/07 14:03
    무슨 근거에서 이상한 말을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지만 rlaworn님은 정신을 좀 차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