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어떤 기자가 당신의 영화와 장 뤽 고다르의 유사점에 대해 말했을 때, 당신이 "장 뤽 고다르가 누군데?"라고 답한 건 잘 알려진 일화다. 당신은 작가적 자의식이 전혀 없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영화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찾으려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은?
고다르? 고다르가 누구지? (한참 생각하다 무릎을 탁 치며) 아! 고다르상!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다. 만약 당신이 무엇인가를 특별히 구하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그냥 흘려보내면서 주어진 길을 가다보면, 당초 찾고자 했던 그 무엇인가를 반드시 찾게 될 것이다. 난 그렇게 확신한다.
고다르? 고다르가 누구지? (한참 생각하다 무릎을 탁 치며) 아! 고다르상!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다. 만약 당신이 무엇인가를 특별히 구하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그냥 흘려보내면서 주어진 길을 가다보면, 당초 찾고자 했던 그 무엇인가를 반드시 찾게 될 것이다. 난 그렇게 확신한다.
2005.10.25_#253 FILM 2.0에 소개된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의 스즈키 세이준과 허지웅 기자와의 인터뷰 내용의 일부다.
의지와 신념들은 때론 이기적인 고집으로 고개를 돌린 후 맹목적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기도 한다. 전체 삶에 대한 믿음, 목적이 불명확할 바에야 작은 목표를 세워 하나하나 해결해 가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처럼 보인다. 하지만 종종 목적을 위한 목적 때문에 정작 내 자신에 대한 고민은 놓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냥 흘려보내면 되는 것일까. 특별히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내게 주어진 길은 무엇인가. 난 그 길을 알고 있는가? 간혹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몸은 비대한데 알고 있는 사실은 갓 태어난 신생아처럼 아무 것도 없는 듯 느껴지곤 한다. 아니, 줄곧 그래왔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모르겠다.
내가 찾고자 하는 것.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얘기네요. 전 공상이 많은 편이라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하다가 시간을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고민하다보면 쓸데없는 근심이 생기고, 그런 근심이 저를 지배해버리곤 한답니다.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 게 답인 거 같기도 하고.
답글삭제가장 현명한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자신이 근본적으로 아는 것이 적다는 걸 아는 사람은 그만큼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은 자기 과시, 현시욕때문에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반갑습니다. 초면부터 진지모드라니.. 어색하게^^
@왕도비정도 - 2005/10/19 17:39
답글삭제반갑습니다. 왕도비정도님.
왕도비정도님 말에 공감을 합니다.
아마, 근본적으로 아는 것이 적다는 건 이중적 표현이 아닐까 싶어요. 어떤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아가면 알수록 하나로 꿰어지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겠죠. 그러니 '아는 게 하나다라는 건 전부를 아는 것이다.'라거나 그 반대일 수도 있겠죠.
어쨌든 현명하지 못하면서 버둥대는 제 삶도 그렇고 이래저래 고민이 많네요.
하나를 알아도 좀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만 그득하네요.^^
초면부터 진지모드라도 어색하진 않아요. :)
비밀 댓글 입니다.
답글삭제@Anonymous - 2005/10/21 22:44
답글삭제그렇구나. 그렇게 되었구나. 몰랐네.
소문이 여기까지 안 왔네.
그래, 잘 살아라. 행복하게~ :)
저 나이가 디어 링겔병을 꽃고도 달리는 모습을 보면
답글삭제부럽기도 하고,, 그렇게 해야할거같고,, ㅎㅎ
어쨋거나 대단한 감독..
그나저나 오페레타너구리저택은 오래전부터 찾고있는데 어둠의 경로로도 볼길이 없네 - -;
@kisca - 2005/10/26 15:52
답글삭제그러게. 늙어도 늙지 않는 감독. 세상을 멋대로 멋있게 사는 감독. 그런데 오페레타너구리저택은 이번에 나온 작품 아닌가??
이번에 부산영화제에서 상영한거고
답글삭제일본에선 봄에 개봉했던걸로 알고있어.
@kisca - 2005/10/28 00:49
답글삭제아~ 일본에선 벌써 개봉을 했던 작품이구만.
그렇다면 어둠의 경로 어딘가에 있을 듯.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