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1일 화요일

잉? 그랬던거야?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대만 영화인들의 불만이 접수되었다는 연합뉴스의 소식을 접했다. 진행 미숙과 불친절, 통역 미숙 그리고 국제 영화인들보다 국내 한류스타들에게 집중 조명하는 진행 특히 대만 영화감독 리윈찬의 국적을 한국으로 표기되는 (큰) 실수 등이 속속 벌어지며 대만 영화인들이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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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 때문에 부산 국제 영화제를 나름대로 비판했었는데 이 일이 터지는 걸 보니 트레일러 뿐만이 아니었던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긴 개막식부터 참여해서 보지는 못했지만 개막식 참여했던 분들 얘기륻 들어도 행사 진행이 10년이나 된 영화제 치고는 미숙하고 엉망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다.


영화제를 진행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영화제 진행을 위해 투신하는 이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물론 오랫동안 해오면 진행의 노하우도 생기고 요령도 생기겠지만 그렇더라도 어려운 일인 건 사실이다. 일이 어려운 만큼 보람도 클 것이고 자부심도 상당할 게다. 당연히 이에 따르는 책임은 막중하다. 더군다나 '국제'라는 이름을 붙이고 치뤄지는 행사들은 이미 행사 자체가 지자체 성격을 떠나서 '한국'이란 브랜드로 사업을 하는 것과 같다. 이런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아무리 행사 진행하는 임원들이 고생을 하고 노력을 했다고 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큰 오점을 남기고 만다.


하지만 어떤 행사든 실수는 있게 마련인 법. 그 실수의 마무리가 잘 되었을 때는 세월이 흐른 뒤 영화제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되고 미담이 되는 것이겠지만 그 실수를 덮어두고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실수에 대한 부인(否認)이 능사가 아니라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문제해결에 적극적이고 겸손한 자세를 보이는 것이 관록있는 행사 주인들의 모습이다. 혹여 이번에 '연합뉴스'에서 보도된 부산 국제 영화제의 모습이 100% 사실이 아닐지라도 영화제 측에 불만을 가진 영화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부족한 모습에 개선의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부산 국제 영화제와 동경 국제 영화제가 서로 아시아를 대표하고 있는 영화제라고 우기고 있는 판에, 한류의 화려함 뒤에 한류의 오만함이 지적되고 있는 이 시기에 부산 국제 영화제는 10년 동안 쌓아온 보다 전문가다운 능숙한 솜씨로 깨끗한 마무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일의 발생보다는 사후처리가 더욱 중요하다. 그건 어떤 상황에서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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