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3일 토요일

최고의 단체, 최악의 개인

모두들 자기가 속한 단체는 최고라 여긴다. 혹은 여기고 싶어한다. 설문조사를 통해서 결과가 도출되더라도 자신이 속한 단체가 상위권을 차지한 결과만을 가지고 최고라 여긴다. 자신(혹은 자신이 속한 단체)이 최고라고 여기게 될 때 동반되는 필수적인 요소는 동등한 위치 혹은 상위에 속한 타인(혹은 단체)을 깍아내리는 것이다.

최고가 아니면 아무도 쳐다봐주지 않는 사회. 최고가 아니면 언제든 타의에 의해서라도 도태될 수 있는 불안감이 팽배한 사회. 그래서 진실은 어느 샌가 묻히고 거짓과 부풀려진 작은 진실들만이 횡횡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한국의 모든 단체는 최고의 단체다. 내가 속한 단체가 최고가 되지 못하면 그 안에 몸담고 있는 나 역시 최고가 되지 못한 열등한 존재가 되기 쉽상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내가 속한 단체를 최고로 만들어야 한다.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어떤지도 이미 잊어버린지 오래. 그렇게 서로 할퀴고 스스로를 부풀려가며 삶의 가장 달콤한 순간들을 만끽하고 산다.

내가 받는 상처는 내가 부족해서 오는 반성과 절치부심의 과정이 아니라 남이 나를 해하기 때문에 오는 상처이며 그런 나는 늘 세상의 중심이고 영웅이다.

아- 답답한 삶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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