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24일 토요일

새벽 3시를 위한 준비(?) - 그리고 후기

함께 지내고 있는 몇 교수님들이 '한국:스위스"경기를 함께 보자고 제안을 하더군요. 한국팀을 응원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말이죠. 제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약간 의도적인 제스쳐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진심으로 그 뜻을 받아들인다면, 그건 아마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을 가진 한국팀을 '아시아인'으로서 응원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리라 생각되는군요.

원래 목표는 밖에서 식사를 마치고 잠시동안 휴식을 취한 후 간단한 맥주와 먹거리가 있는 주점으로 자리를 옮겨 새벽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었습니다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일단 숙소로 모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각자 방에서 휴식을 취한 후 2시 30분 경 만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뭐, 다들 나이가 좀 있으니(?) 눈을 좀 붙이던 에너지를 비축한 후 만나자는 것이지요.

평소 축구에 그리 열광하지 않는 저로서도 중국 교수님들이 표현하는 한국팀에 대한 애정을 느낀 마당에-게다가 한국팀 경기가 나름 박진감 넘치지 않습니까.-함께 모여 즐겁게 응원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기더군요. 한국인이 많이 않은 틀 안에서는 아무리 부족한 저라도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인이 되는 필연의 과정이 있음을 압니다.

게다가 <엘리어트 파동이론>도 나오고 있으니 꽤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 같지 않습니까?

저는 그저 이기던 지던 '최선'을 다한 경기가 되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


아, 중국인이 한국팀을 표현하는 말 중에 재밌는 말이 하나 있더군요.

"跑不死"

이게 무슨 말이냐면, '달려도 달려도 죽지 않는다'는 뜻이죠. 한국팀의 엄청난 체력에 놀래서 하는 말입니다. 아무리 뛰어도 지치지 않으니 '질릴'만 하죠. 오늘은 엄청나게 달리면서도 멋진 경기 내용도 함께 뽐내면 좋겠군요. :)



-후기-

이론은 이론일 뿐 이론이 실제 적용될 경우 언제나 100% 들어 맞는 건 아닌가 봅니다. 나름 기대도 하고 열심히 응원도 했지만 아깝게 0:2로 지고 말았군요. 결과가 어쨌든 끝까지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중국 아나운서도 아시아의 희망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며 애석해 하네요. 역시 오늘도 선수들은 뛰어도 뛰어도 지치지 않는, 거친 숨을 내쉬지도 않는 강인한 체력을 보여줬네요.

감독, 스탭, 그리고 선수들,
수고했습니다. 고생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상심하지 않길 바랍니다. :)

댓글 2개:

  1. 제가 하숙집에 티비를 안 키워서 월드컵을 못 보다가 첨으로 도청 동생이랑 시내나가서 봤는데.. 져서 넘 속상했어요,.울었잖아요..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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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xuaner-ha - 2006/06/29 16:17
    이런, 처음 거리응원 갔는데 지다니. 스위스 전 말고 토고 전이나 프랑스 전을 봤더라면 더 좋았겠구만... 아쉽네. 그리고 울긴 왜 울어...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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