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18일 일요일

[ani] 사실, 삶이 그렇지 않나? - 초대(invitation)

오래 전부터 '다락多樂 인디애니영화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최근엔 저와 몇몇 동생들이 2000년도에 함께 만들었던 작품이 상영되고 있군요.


초대 Invitation
2001, beta, color, 9'50", 2D
   

시놉시스
사람이 죽기 전날이 되면 그것을 알리는 편지를 받게 되는 픽션의 세계. 이곳에 이웃으로 사는 두 할머니가 있다. 어느 날 할머니2는 먼저 편지를 받게 되고, 할머니1은 그 사실을 알게된다. 그러나 그들은 조용히 하루일과를 함께 보낸다. 시간이 흐른 뒤 할머니1 역시 편지를 받게 되고, 기쁜 마음으로 떠난다.

상영기간 : 6.15~6.28

리테이크 前버전과 後버전 두 가지가 있는데 이건 리테이크 前버전이네요. 몇 장면 고치고 편집 다시 한 부분이 보이질 않는군요. 하긴 後버전보다 前버전이 더 많이 돌아다니고 있어요. 인디스토리에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냥 포기상태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그 시간을 뛰어넘어 또 이렇게 인터넷에서 소개가 된다고 하니 반가우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이군요. 작품을 다시 보니 베타를 여러번 카피했는지 색감이 많이 날아갔군요. 화이트는 너무 밝아서 눈이 내리는 장면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군요. 할머니들 옷 색감도 빛이 바랬구요. 쩝.

당시 왜 젊은 것(?!)들이 걸맞지 않게 할머니를 소재로 해서 작품을 만드는지, 그것도 죽음을 소재로 해서 이야기를 꾸며가는지 의아해했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만, 함께 작품을 진행하던 7명은 여러차례 회의를 거치면서 나름대로 관심있어 했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찾아냈다고 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군요.

처음에는 두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만 7명 중 남자는 둘 밖에 되지 않았고(이야기 구성에 감정이입을 하기 위해선 짐짓 부족한) 두 남자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든 애니든 차고 넘쳐나고 있었기에 당시 강의를 나오시던 강사 선생님의 진지한 조언을 바탕으로 두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선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가끔 某애니메이션 회사에서 PD로 일하고 있는 동생을 만날 때마다 두 할아버지로 했으면 어떻게 이야기가 나왔을까라고 상상을 해보기도 하고 '초대'를 동화책이건, 일러스트 북으로 재탄생시키거나 '초대2'를 만들어도 좋겠다는 이야기를 농반진반으로 하곤 합니다.근데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네요. 각자가 하고 있는 일들이 급한지라...^^; 이런 이야기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이 작품이 사실 생각한 것 만큼 잘 뽑아지지 않았거든요. 참 아쉬울 뿐이죠. 물론 첫 작품을 만드는 모두가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아무튼...

캐릭터를 뽑아내기 위해 '탑골공원'에 나가 어르신들 사진에 담아오기도 하고 동화를 위해서 직접 연기도 해가며 열심히 작품을 만들었던 그 때가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애니메이션 종사자들이 밤과 낮이 뒤바뀌는 삶을 사는지라 이 작품을 만들 때 팀원들끼리는 낮과 밤을 정확히 지켜가며 성실하게 만들어보자고 다짐하고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적정 노동시간을 나름대로 준수했다고나 할까요?^^; 덕분인지 아닌지 작품 완성을 제일 마지막에 하는 바람에 교수님들과 동기들에게 본의아닌 폐를 끼치기도 했지요.

지금은 현장에서 여러 부문의 일들을 겪어보며 나름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중국 감독과 공동으로 단편 하나를 준비 중이기도 하지요. 힘들기도 하지만 역시 작품 만들 때가 가장 재밌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쪽에서 일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여력이 되면 꾸준히 창작활동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암튼, 그저 즐겁게 감상하시고 맘에 들거나 들지 않거나 많은 지적 부탁드릴게요. 세월은 흘렀어도 여전히 이 작품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

홈페이지에 직접 가서 보시면 초대 - 김무연 외7 이라고 되어있는데 왜 제 이름이 아니냐구요? 하하, 그건 저희들이 이름 '가나다'순으로 적어놓은 덕분에 그렇게 되었죠. 당시 연배주의를 반대했던 것도 있었고 공평하게 하자는 의견이 수렴되어서 그리 정했습니다. 어차피 함께 만든 건 7명이었으니까요.

아, 나오는 목소리 중 할머니 역은 제 어머니, 소녀 역은 김무연 양이 역할 담당했구요. 음악은 동생 써머즈가 작곡했습니다. 그럼, 감상하시면서 좋은 시간 되세요. :)

■ 다락 홈페이지에 직접 가서 보기 -> 클릭
■ 그냥 바로 보기 -> 클릭

* 다락 홈페이지에 가시면 다른 좋은 작품들도 많이 있습니다. 보시고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댓글 3개:

  1. trackback from: 短片动画 - 《邀请-invitation》
    2000年做的一个小短片动画在《多乐,独立动画节》热烈上映中,请大家来看看吧。:) 片名:邀请-Invitation 2001, beta, color, 9'50", 2D 纲领 在一个虚构的世界里,两位老人比邻而居。这里居住的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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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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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nonymous - 2006/06/18 23:42
    일단 동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 부정을 따지기 어려운 이유는 그만큼 보여지는 창구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 있다고 하더라도 주최측의 농간이 있었다는 것이지. 가령 과거에 EBS는 방송시간에 맞춰 지들이 임의 편집까지 했다지?(사실임)-_-;



    그리고 영화제의 조최측이 대학원생과 대학생으로 이루어졌다고 알고 있어. 쉽지 않은 일이지.



    화질은 아마 원본 테잎을 입수한 게 아니라 복사본을 다시 뜬 것 같아. '초대'만 가장 좋지 않더만... 관리부족이란 뜻이지.-_-;



    그리고 암튼, 함께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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