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2일 목요일

이상실현의 주체, 개인? 혹은 국가?

이상(理想)의 실현, '서울 이웃 린 치과' 홍수연 원장

이상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홍수연 원장과 뜻을 함께 하는 의사들. 국가가 담당해야 할 일을 개인들이 모여서 하고 있다. 그들은 다른 나라의 이상적 모델을 보고 실현해보자 자신들의 능력과 여유시간을 이용해 '사적 구휼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가 되었다고, OECD 가입국이라고, 선진국이라고 자랑하는 이 나라에서 국가가 하지 않고 있는 복지에 대해 개인들이 나선다는 건 역설적이고 슬프다. 물론 선진국일수록 기부문화나 나눔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단체, 기업 할 것 없이 사회의 약자를 위해 자신들의 여유분을 나누고 투자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전에 국가는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더욱 정교하고 폭넓게 실행한다. 국가시스템이 국가의 구성원인 개인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개인들은 어디에 하소연을 할 것이며 도움을 요청할 것인가.

홍수연 원장같은 의사들, 기업인들, 교육자들, 종교인들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대한민국의 역설은 더욱 강렬해지겠지만 이러한 개인들로 인해 소외받는 이들이 도움을 받고 그들을 보호하지 않고 있었던 사회시스템이 보완된다면 게다가 정치인, 공무원들이 바짝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프레시안

"....지금은 누구나 병원을 돈벌이를 최우선으로 하는 '영리법인'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원래 우리나라에서 병원은 법적으로는 공익을 우선해야 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이런 비영리법인의 모습에 걸 맞는 병원의 모델을 한 번 세상에 보여줄 수는 없을까? 바로 이런 고민을 하다가 아라반드 병원(소개1, 소개2)이 떠올랐다....의사는 최고의 시설에서 최상의 진료를 환자에게 해주고, 환자는 자신의 형편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병원. 이런 병원이야말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용인할 수 있는 병원의 최선의 모습이 아닐까.....더 나아가서 일단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순간 이 치과를 장학 사업과 같은 여러 가지 공익사업을 할 수 있는 법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치과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마포구를 중심으로 한 사회, 문화, 교육 사업에 쓰이도록 할 예정이다....." - 홍수연 원장

홍원장의 포부와 실천은 그야말로 이상국 건설을 위한 시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모든 이들이 홍원장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인 걸 안다. 하지만 국가에서 시스템을 만들고 보완해 간다면 불가능한 일로만 생각되지는 않는다.

국가가 너무 무른 건지, 국민이 너무 어리숙한 건지 모를 일이다. 아니, 양측의 관심이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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