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감독이 15년 전 무협영화의 경전으로 불려왔던 '동사서독'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당시 장국영, 임청하, 양조위, 장만옥, 유가령, 장학우, 양가휘, 양채니 등 엄청난 스타배우들이 참여했던 '동사서독'은 중국 무협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그로 인해 1994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예술성취특별상과 촬영상을 받기도 했다.
왕가위 감독은 15년 전의 낡은 필름을 4년 간에 걸쳐 수정하고 보완하여 '동사서독 최종판'을 내놓았는데 과정 자체가 엄청난 작업이었다고 한다. 작업시간도 시간이지만 이미 오랜 시간이 흘러 필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 조각들을 한데 모아 수정작업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새로운 영화 4편 이상을 만들어 낼 시간이 걸렸다니 노력이 대단하다. 어쩌면 이미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마음 속에 남아있는 영화를 다시 손댄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한 컷, 한 씬 만지고 다듬는 과정 속에서 인물들이 새롭게 재탄생되고 공간이 새롭게 열리지 않았을까. 등장인물 중에 장국영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동사서독 최종판'을 보게 된다면 많은 감정이 생겨날 것 같다.
'동사서독 최종판'은 화면이나 사운드의 퀄리티가 높아진 건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화면들도 새롭게 편집해서 추가했으며 프랑스의 유명한 특수효과회사 BUF를 초청해 새로운 화면효과를 디자인하고 삽입했다고 한다. 음악부분에 있어서는 화교 첼로리스트인 요요마(马友友)가 담당했으며 영화를 위해 새로운 음악들을 녹음했다고 한다. BUF도 스피드 레이서, 다크 나이트 등 굵직한 영화의 특수효과를 담당했었으니 영화를 손질해 다듬는 모양새는 잘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요요마의 음악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워낙 뛰어난 음악가니 음악 역시 기대된다.
4년에 걸쳐 수정, 보완 작업을 진행한 '동사서독 최종판'은 칸영화제 개막 일주일 전에 마무리가 되었으며 새롭게 수정, 보완한 화면은 마치 유화와 같은 효과를 갖게 되었고 색채 또한 보다 더 선명해지고 아름다워졌다고 한다. 유화같은 효과라니 내 기억 속 '동사서독'의 거칠고 몽환적이고 건조한 느낌과 잘 어울리는 형식이 아닌가 싶다. 사운드는 5.1채널로 재작업이 되어 감동적인 사운드효과를 전달해 줄것이라 한다.
새롭게 수정된 '동사서독 최종판'의 달라진 모습은
1. 러닝타임 93분(원본보다 조금 짧아졌다)
2. 영화 전체를 디지털 처리했으며 화면 색채는 좀 더 선명해지고 화려해졌다.
3. 영화 시작이 조금 달라졌는데 폭풍 중에 거대한 황색의 달빛을 추가했다.
4. 두 개의 전투장면을 완전히 없앴기 때문에 영화 속 마적의 등장은 이젠 볼 수가 없게 되었다.
5. 영화 시작과 끝의 타이틀이 다르다.
6. 영화 속 삽입곡도 수정을 했기 때문에 몽환반의 음악 역시 삭제되었다.
7. 2-3개 정도의 씬에 변화가 생기는데 예를 들자면 장만옥이 연기한 연인부분, 그녀의 신혼 밤 씬이 조금 길어졌다.
8. 영화 속 배경에 4계절을 집어넣었다.
9. 석양무사의 사방으로 튀는 선혈이나 탄식 등은 훨씬 더 정교해졌다.(디지털 처리를 했다)
....등등 이라고 한다.
오리지널이 15년 전 영화라니 정말 오래 전이긴 하다. '동사서독'은 독특한 세계관, 독특한 무협형식, 몽환적인 분위기, 우울한 정서, 건조한 화면, 두근거리는 인물 등의 수 많은 요소로 영화를 보는 내내 느낌이 참 좋았다고 기억한다. 새롭게 꽃단장한 '동사서독 최종판'의 내용이 오리지널과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느낌은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어떤 모습으로 나왔는지 궁금하다.
'동사서독 최종판 : Ashes of Time Redux'
'동사서독' 오리지널
영상을 보고 있으니 장국영이 그립다. 그의 눈빛, 그의 음성, 그의 미소. 아직도 '영웅본색'에서의 장국영과 '백발마녀전'에서의 장국영, '천녀유혼'에서의 장국영이 잊혀지지 않는다. '동사서독'의 느낌은 '영웅본색'과 '백발마녀전'의 장국영이 혼합된 느낌이랄까.
링크:
资料:影片《东邪西毒修复版》影片幕后
《东邪西毒修复版》
크리스토퍼 도일과 양조위 인터뷰 - 중국어
장국영(张国荣)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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