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럴드 W. 크로토 박사는 “노벨상을 받으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물론 열심히 해야하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연구해선 안되고,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나도 입버릇처럼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즐겨라. 그렇지 않으면 이뤄낼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식. 잘한다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듣고 살았던가. 그런데 그 즐긴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어떤 일을 할 때 먹고 사는 일차적인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명예욕,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을 모두 떨쳐버리지 않으면 정말 신나서 즐길 수 없다.
애니메이션 만들면서도 혹은 그림 한 장을 그리면서도 얼마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지내왔던가. 내가 한 일에 대해 아무도 인정을 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고 살아오지 않았던가. 누가 무슨 얘기를 하던 내가 신나고 즐거워 하는 일이 되어야만 그게 나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될 터.
...그는 이어 “박사를 딴 다음엔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인 것 같아 아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사실 박사는 커녕 석사 문턱에도 못가봤지만 공부를 위한 공부는 사회적 지위를 올려주는 데 아주 중요하겠지만 내 마음, 영적인 부분의 깊이를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마음을 걸고 있는 그물을 치워내는 일. 즐거워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다. 늘 반복적인 말을 해대는 내 스스로가 지겨울 때도 있지만 "작심삼일도 100번만 하면 일 년이 간다"던 친구의 말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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