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5일 화요일

즐거워야...

인터넷으로 신문 기사를 읽다가 이런 문구를 보게 되었다.

...해럴드 W. 크로토 박사는 “노벨상을 받으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물론 열심히 해야하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연구해선 안되고,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나도 입버릇처럼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즐겨라. 그렇지 않으면 이뤄낼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식. 잘한다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듣고 살았던가. 그런데 그 즐긴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어떤 일을 할 때 먹고 사는 일차적인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명예욕,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을 모두 떨쳐버리지 않으면 정말 신나서 즐길 수 없다.

애니메이션 만들면서도 혹은 그림 한 장을 그리면서도 얼마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지내왔던가. 내가 한 일에 대해 아무도 인정을 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고 살아오지 않았던가. 누가 무슨 얘기를 하던 내가 신나고 즐거워 하는 일이 되어야만 그게 나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될 터.

...그는 이어 “박사를 딴 다음엔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인 것 같아 아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사실 박사는 커녕 석사 문턱에도 못가봤지만 공부를 위한 공부는 사회적 지위를 올려주는 데 아주 중요하겠지만 내 마음, 영적인 부분의 깊이를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받아 들여진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마음을 걸고 있는 그물을 치워내는 일. 즐거워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다. 늘 반복적인 말을 해대는 내 스스로가 지겨울 때도 있지만 "작심삼일도 100번만 하면 일 년이 간다"던 친구의 말을 떠올려 본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