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2일 금요일

두번 째 수업, 그리고 사는 것...

#01 조바심
 
이틀 째, 수업받는 날.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났다. 6시 즈음. 우와.
샤워를 하고 학교가서 교재사고 초급 4반 수업을 들으러 갔다.
에휴. 역시 잘 안들리긴 하지만 가만가만 집중하고 있으니
아주 조금씩은 들린다. 수업 따라가기가 좀 벅차다.
진도가 좀 빨라서일테다.
 
낮엔 집을 보러 다녔다.
집을 내놓은 곳에 사람이 없다해서 한군데 밖에 못가봤는데
방 두개짜리에 1,000원이다.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온수기가 갖춰져 있는 집이었다.
그런데 혼사 쓰기엔 좀 버겁고 그래서 다른 집을 알아봐야겠다.
 
저녁엔 윤규이, 치우메이, 안옌궈, 옌뽀, 왕스동, 팅팅, 그리고 남자후배(원희)와 함께
식사를 같이 했다. (규이와 치우메이는 연인, 옌궈와 옌뽀는 연인, 스동과 팅팅은 부부)
훠구워(샤브샤브)를 먹고 고량주를 먹고 촬(꼬치)을 먹고
노래방도 가고 그랬다.
오늘은 내가 베이징에 못가고 다시 장춘으로 돌아온 것 때문에 만났는데
괜찮다며 이것저것 도와줄 것에 대해 말을 해준다. 고맙다.
덕분에 오늘 좀 과지출을 했는데 앞으론 이런 날들도 없을테고
오늘 기분좋게 먹고 마셨으니 좋다.
 
이젠 공부할 일만 있네.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조바심도 나지만
열심히 하면 열심히 한 만큼의 성과를 보겠지..하는 기대도 생긴다.
 
한국은 태풍 매미가 온다는 데 맘이 좀 그렇다.
큰 피해가 없어야 할텐데.
 
 
 
#02 一生
 
원희 얘기를 듣는데 나와는 참 다르게 살아왔다는 생각을 했다.
그 친구는 어릴적부터 힘들게, 고생도 많이 하고 마음도 많이 아파가며 자라왔고
그러면서 스스로가 삶의 지혜도 터득하고 삶에 대한 의지도 참 강하고 남다르다.
난 그저 안전하게만 살아온 것 같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좀 더 분발심을 내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의지가 생긴다.
 
물론 온실속의 화초, 들판의 잡초가 어느 게 옳고 그르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삶을 의지대로 살아갈 때 아무것도 모르고
남에게 의지하거나 스스로가 경계를 피해다니려고만 하면
얻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이래 살아도 한 생이고 저래 살아도 한 생이라
사는 데 좀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한 생이라면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부딪치고 깨지고 일어서며 사는 것도
또다른 삶의 기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위 인연들에게 감사하며 스스로 열심히 삶을 일구어내는 것이야 말로
함께 사는 세상에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적당한 지점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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