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3일 수요일

정말 가네...

#01 정말 가네...
 
이 말을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음...그래. 정말 가긴 가는구나.
사람들에게 떠들고 다닌 게 벌써 1년이 되었으니 참 오래도 버티고 있었네.
 
작년에 중국을 가기로 결정했을 때는 왠지 힘도 더 나고 기대도 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힘이 좀 덜 나고 긴장도 되고 조금은 두렵기까지 하네.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기운을 받았으니 잘 살아야지. 꼭! 자유로워져야지.
업(業)의 굴레가 무섭다고 하지만 함 뛰어넘어볼거야. 아자~!
 
지금 시간은 새벽 5시 29분... 조금 있다가 공항으로 출발해야겠지?
 
짐은 다 쌌나? 빠진 건 없나?
자꾸 돌이켜보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마음 한 켠이 허전하다.
 
후~
 
잠을 좀 자둬야 할텐데...
 
 
 
# 02 동생
 
판단을 잘못해서 출국장에 서둘러 들어갔다.
동생이랑 얘기도 많이 못했네.
뭐 특별히 말하지 않더라도 서로는 알고 있을테지만
마음 차분하게 편하게 얘기 주고받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네.
 
악수 한 번 진하게 하고 돌아서는데 참 아리고, 미안하더군.
사진 같이 찍자는 소리도 못했네. 쩝~
 
상인아! 잘 살아줘.
 
 
 
#03 울컥
 
꾸역꾸역 기내식을 먹고 있는 내가 보이는 순간,
가슴 한켠이 울컥했다.
아. 나도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구나.
남들에게 보여지는 부분만 잘 키워왔구나.
이젠 나를 좀 어루만져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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