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28일 일요일

이사

아침에 후배 수양어머니께서 약간 서두르시는 듯이
장판깔고 가재도구 옮기자고 그러신다.
왜 그러실까...싶었는데 오늘이 雙日子(쑤왕르즈)란다.
자세히 듣지는 못했는데 짝수가 연거푸 있는 그런 날은 좋은 날이라 한다.
아마도 한국에서 말하는 '손없는 날'과 같은 개념정도가 아닐까?
 
이사할 집으로 옮겨서 장판을 깔고(하도 어설프게 깔아서 -_-;; 풉!)
큰 방엔 침대를 들여놓고 책상을 들여놓고 주방에도 책상을 하나 놨다.
주방용은 가스렌지 놓고 음식장만할 용이다.(결국 싱크대란 소리지.)
그리고 큰 TV를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작은 방에는 후배가 준 탁자를 하나 놓았다.
흠...이렇게 하고나니 좀 사람사는 집 같다.
(헉~! 벽 페인트 칠이 벌써 떨어지려고 한다.-_-; 여긴 중국이야.)
 
후배가 나머지 살 것들 사러가자고 한다.
명은, 원희, 강산와 함께 북방시장엘 갔다.
북방시장은 이것저것 거의 모든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파는 시장인데 상당히 크다.
물건을 좀 많이 살 것 처럼 보인다 싶으면 어김없이 빨간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따라붙는데
이 사람들은 물건을 집에까지 배달해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이다.
물건 보러 다닐 때다마 졸졸졸 한 서너 명, 많게는 대여섯 명이 따라다니니 부담스럽다.
어쨌든 메모해 놓은 물건을 샀다.
 
침대포, 이불포(즉석해서 만들더라.), 베개, 밥솥, 냄비 두개, 칼(영화에서 보던 사각 칼)
도마, 빗자루, 쓰레받이, 걸레, 밥그릇, 젓가락, 큰 물통(단수 대비용), 재털이, 양념통, 반찬통
수세미, 손님용 의자, 내 개인 의자(좀 비싸다. 110원), 바닥에 까는 무엇(이름을 모르겠다.)
발털이개(현관용, 화장실용), 슬리퍼, 옷걸이, 옷 바구니, 커튼 봉, 쓰레기통, 칫솔 통
주방 책상에 깔 커버, 책상 커버, 책상 유리, 현관 자물쇠 등 참 많네...^^;;
이 중에 개인의자 110원, 손님용 의자 54원, 침대 및 이불포, 베개가 약 170원 정도?
옷 바구니가 55여 원 정도, 그리고 바닥에 까는 게 48원, 발털이개 및 전기장판이 약 50여 원,
슬리퍼 4개가 25원, 커튼 봉이 50원, 나머지 잡다한 것들이 290여 원이 들었다.
(그런데 밥통은 25원인가 그런데 중국산은 보온이 안된다고 한다.-_-;)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물건을 옮겨주는 사람들 작은 봉고차 비용이 30원 들었다.
여하튼...이것저것 다 준비하는데 약 900여 원이 들었다.
한국 돈으로 치면 135,000원 정도인데 집값이 싼 걸 생각하면 사실 많이 든 편은 아닌데도
왠지 중국에서 이렇게 돈을 들여 물건을 산다니까 아깝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그래도 사는데 필요한 것들이니 아까운 것 보다는 잘 활용해야지 싶다.
 
짐을 풀고 이래저래 하니 어둑어둑 해진다.
사람 사는 모양이 나온다. 이제 정 붙일 일만 남았군.^^
 
현관 문 열쇠가 잘 맞질 않아서 고생 좀 했다.
 
내일은 타블렛하고 DVD플레이어가 얼마나 하는지 옌뿨가 운영하는 상점엘 가봐야겠다.
 
그런데 화장실에 온수기를 달았는데 자동이 아니고 수동이다.
코일로 물을 데워야 하는데 물이 어느정도 차면 물을 잠궈야 하고...뭐...그런...
불편하긴 하지만 그런 것 감수하지 못하면 어떻게 살텐가.
 
인터넷도 되지 않고 냉장고랑 세탁기는 후배들이 이사할 때 준다고 해서
뭐...당분간은 후배들 집에 왔다갔다 해야할 것 같다.
 
딱히 힘든 일도 없었건만 이래저래 돌아다니고 하느라 피곤하긴 하다.
나보다는 후배들이랑 강산이가 더 피곤하겠지...
 
고맙다....애들아.
 
 
...집값은 6개월치 선불로 3,300원을 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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