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통한다는 것은 사실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오래될 수록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만난 기간이 짧다고 해서 잘 모르는 것도 아니다.
물론 시간이 오랠 수록 짧은 만남보다는 많이 알긴 하겠지.
다만 그것도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누었느냐,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느냐에 따라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한국에 있을 때 만난 사람들 중엔 가족을 제외하고
10년 넘게 만난 이들도 있고
4-5년 정도 알고 지낸 이들도 있고
혹은 1년, 몇 달, 며칠을 알고 지낸 이들도 있다.
중국에 있는 친구들은 지난 해에 와서 몇 번 얼굴을 본 것이 전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일수록 더 많은 교감이 생기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짧은 만남일수록 공감대가 작은 것도 아닌 것 같다.
문제는 내가 상대를 대할 때에 얼마나 많이 마음을 열어두고 있었느냐 하는 문제이며
얼마나 상대에게 열심이었느냐 하는 문제였다.
관계에 있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관계의 거리이다.
중국 사람들이야 한국 사람들에게 호감이 있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몇 몇 친구들은 내가 말을 잘 하지 못해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내가 중국어를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내가 중국어를 무척 잘하더라도 어차피 나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중국 친구들과의 간극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아니 한국에 있는 인연들과도 분명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때론 그게 더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도 같다.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공간에서 생활을 하고 같은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사실 서로에게 무심한 경우도 많고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조금만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면
나와 상대의 관계가 어느정도는 객관적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그것은 결국 내 마음을 내가 들여다 본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내가 상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오랜 친구처럼 편해지려면
일단 내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하고 노력을 해야한다.
그리고 친해질수록 지킬 건 지켜야만 좋은 관계가 오래갈 수 있다.
물론 더 많고 세세한 이유와 룰이 있겠지만
이같은 사실만으로도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곤 한다.
십년을 만나왔던 친구도 방금 전에 만났던 어떤 사람도
늘 같은 마음으로, 경외심으로 대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건 자명한 사실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 있는 소중한 인연들과
중국에서 만들어갈 소중한 인연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고마움과 사랑을, 그리고 앞으로 준비할 고마움과 사랑을 전해본다.
열리고 닫히는 건 작은 차이지만
그 작은 차이가 큰 간격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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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하루하루 배워갈수록 아주 조금씩 들리는 단어들은 활력이 된다.
그게 끊임없는 노력의 연속에서 나옴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그걸 늘 알게 해주는 인연들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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