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7일 수요일

지아지아오(家敎 :: jiajiao)

오늘 家敎(과외교사, 가정교사)를 구했다.
처음 소개받은 친구는 너무 내성적이고 목소리도 작은 것 같아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성급한 판단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두시간 여를 받아 보고 후배에게 바꾸면 어떨까 상의했다.
 
그래서 결국 좀 활달하고 목소리도 큰 친구를 소개받았다.
내일부터 시작이다. 화, 목, 금. 두시간씩이다.
 
학교 수업으로는 따라가기 힘든 부분을 家敎를 통해 메꾸려 한다.
하긴 거의 모든 유학생이 그렇게 家敎를 두고 배운다.
수업료도 싸고 개인교습을 받으면 확실히 달라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겠지.
 
가끔 내 삶의 家敎가 있었으면 할 때가 있다.
내가 무언가 불확실할 때 내 결정이 스스로 못미더울 때
그리고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을 때 말이다.
그 家敎가 어쩌면 주변에 늘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오만과 아집에 빠져 자만자족을 만끽하고 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지도 모른다.
마음을 낮추고 교만함을 버리면 수 많은 家敎가 나를 가르쳐주고 있는 게 보일테다.
그래, 중국어도 배우고 삶도 배우자.
 
그래서 내 삶이 풍성해지고 깊어지고 보다 나아지면
그래서 익은 벼 이삭마냥 고개가 숙여지면 나 또한 누군가에게 家敎가 될 수 있겠지.
 
바람이 차다.
찬 바람에 모든 이 가슴 속 상처가 덧나지 않았으면
찬 이슬에 모든 이 마음 속 얼어붙지 않았으면 좋겠다.
 
따뜻한 녹차 한 잔 생각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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