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15일 월요일

더불어 함께...

그러나 마음에 드는 글씨는 계속 마음속에만 들어있고
좀체로 종이 위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씨를 쓰거나 남들 앞에 내어보이는 까닭은
그러한 고민을 함께 나눔으로써
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란 언제나 여럿이 더불어 달성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신영복씨가 자신의 글씨체를 만들게 된 동기를 써내려갔던 글 중의 한 단락이다.
 
원래 글씨를 잘 쓰셨던 분이기도 했지만 스승님들을 만나서 배우고
거기에 스스로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신영복체를 만드셨다.
 
뭐랄까...글에 대한 얘기이긴 하지만
저 글에 삶의 일부분이 보여진다고 하면 외람된 소리일까?
 
스스로가 원하는 삶의 방향, 희망, 목적...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가치 등은
마음 속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있는데
좀처럼 나의 삶에 반영되지 못하고 제대로 길을 가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조금씩 옳다고 생각되는 부분(때론 틀리더라도)을
사람들 앞에 말하고 행동하는 까닭은
그런 고민을 함께 나눔으로 인해서 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언제나 여럿이 더불어 달성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면
내가 건방진 걸까?
 
그런데 참 건방지게도 약 6-7년 전부터 줄곧 저런 비슷한 생각을 해왔었다...
당시는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는 소영웅주의에 빠졌을 때이기도 했지만
그런 생각들은 조금씩 조금씩 사라지고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고민을 한참 할 때
나의 힘이, 나의 노력이 닿을 수 있기만 한다면
작던 크던 말하고 행동하길 원했었다...
나로 인해 단 한사람이 영향을 받을 수만 있다면
그 한 사람을 또 다른 한 사람에게 그리고 또 다른 한 사람에게....
그렇게 되다보면 세상 살 만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들...
 
지금도 변함없는 생각이긴 하다.
내 능력이 단 한사람에게 힘이 되기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 힘을 되어줄 때 사심없이 오롯하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혼자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므로...
어느 누군가는 나에게 영향을 주었고 아니, 많은 사람이 나에게 영향을 주었고
그들의 좋은 생각, 삶의 자세와 함께 내 삶도 살아가고 있다면
나로 인한 누군가도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힘 닿는 만큼 내보이고 말하고 행동하도록....노력해야지...
 
사심없이...

댓글 2개:

  1. 우선 한 사람 확보!ㅋㅋ(<-위 글에 "내 능력이 단 한사람에게 힘이 되기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하고")



    형 블로그엔 랜덤포스트,랜덤이미지가 있어서 참 좋아요.가끔씩 이렇게 예전 글들 중에서 와닿는 제목을 클릭해서 읽어보면 형이 과거엔 이러한 생각을 하고 살았구나, 지금에 모습은 과거에 했던 그 생각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머리로만 공부하는 공부는 이제 끝났어요.^^;

    손에 쥐어지는 따뜻한 감각들, 따뜻한 체온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들... 을 이제 만들어가야지요.

    그 길에서 혼자 고민하다가 헤맬 때 여기서 다시 힘을 얻고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



    시험은 약간 잘 쳤어요.음, 약간이 걸리긴 하지만..

    내년엔 서울에서 생활할 수 있을 듯.

    한양대로 써볼까 생각하는데 과는 조금 낮춰써야 될 거 같아요. 국어교육은 너무 높아서, 결국 선생님에 꿈을 접고 인문학과쪽으로 진학하느냐 아니면 대학을 낮춰 사대를 쓰느냐.. 어찌됐든 대구에는 안 남아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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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왕도비정도 - 2006/11/17 15:31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다. :)

    과거의 연장선상에서 고민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내겐 사실 고마운 일이지. 늘 변화무쌍한 생각이 아니라 원하는 방향으로 시나브로 걸어갈 수 있다는 거 말이야. 랜덤포스트, 이미지는 비단 너 뿐만 아니라 내게도 좋은 것 같아. 나도 과거에 무슨 글을 썼는지 확인해 볼 수 있으니. :)



    시험 끝났구나. 축하한다. 짝짝짝!!!

    머리로 한 공부가 몸으로 나투어질 수 있길 염원할게.

    그리고 더 따뜻하고 손길로, 뜨거운 발걸음으로 세상과 마주하길 염원할게. 삶은 늘 혼자라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걸어가는 것의 소중함, 당위성...



    시험 잘 쳤다니 다시 짝짝짝. ^__^

    서울생활 잘하길... 어려운 결정 끝에 다시 시험까지 치뤘으니 더욱 알차고 보람된 생활이 되길 진심으로 염원한다. 객지 생활에서 중요한 건 아프지 않아야 하는 것(-서러우니까.) 그러니 건강관리 잘하렴. 늘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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