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장이모우, 배우 - 쟈오번산(자오), 둥지에(우).
결혼은 무엇이고 가족은 무엇인가...특히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고 진정 행복한 날들은 어떤 날들을 말하는 것인가...
자오.는 별 볼일 없는 사람처럼 보여지지만 적어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진심은 가득한 사람이다. 우연히 장님인 소녀 우.의 생활을 떠맡게 되었을 때도 투덜대는 불평없이 우.를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최대한 그녀를 위해 배려하려고 하는 노력들은 정말 눈물겨우면서도 코믹하다.
우.는 처음에 자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부모에게 스스로가 버림받았다는 상처보다
자신을 잠시 돌봐주었던 자오.가 결혼을 하고 싶어했던 뚱뚱한 여자로 인한 관계의 두려움, 타인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었기 때문이었을게다.
하지만 자오.가 우.를 대하는 진심들이 보여지면서 조금씩 조금씩 우.는 자오.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사실 그렇지 않나? 사회성이 그리 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볼 때 난 이런 생각을 한다. 과거에 사람에 대한 실망, 혹은 상처가 있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거나 혹은 그런 아픈 기억은 없으나 간접적으로 그런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이미 마음을 닫아버리고 상대를 대하는...
물론 사회성이 좋은 사람들도 어떤 경우를 보면 그게 자신의 그런 아픔?을 보여주기 싫어서 억지로 애를 쓰는 듯한 모습을 느낄 때도 있다. 관계는 좋은 조건과 안정된 상황 속에서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고 이해하며 진심으로 자신을 인정하기 시작할 때 관계는 좋아지는 것이다.
자오.가 우.를 안마시술소에 취직시켜준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버려진 공장 한귀퉁이에 이런저런 것들을 설치하고 우.를 위해 배려하는 모습은 재밌고 슬프고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우.는 자신이 일하는 곳이 실제 안마시술소가 아닌 자오.가 꾸며내었다는 사실 때문에 살짝 실망하기는 하지만 곧 환하게 웃으며 자오.를 위해 더 마음을 연다.
서로의 진심이 받아졌을 때 사랑(연인들의 사랑이 아닌...)은 시작되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선 주책없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우.가 보이지 않는 눈으로 번화한 도시를 걸어가는 장면은 우.가 자오.에게 고맙고 감사하며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만 더이상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굳세게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그 앞 날에 대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불확실하고 불안하지만 충분히 걸어갈 만한 길이고 도전해 볼만한 삶이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자오 역을 맡은 쟈오번산.은 동북에서 무척 유명한 사람이고 특히 희극 전문 배우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즐겁고 재밌는 사람. 우 역을 맡은 둥지에.는 인터넷 신인 연기자 공모에서 발탁되었다고 하는데 가만보면 볼수록 장쯔이.의 분위기가 풍긴다.
결국 장이모우의 페르소나로서의 연장선상인가? 공리...공리를 닮았던 장쯔이...장쯔이를 닮은 둥지에... 그리고 이 영화는 모옌(莫言)의 소설인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지네"를 영화화 한 것이라 한다.
.....아무리 봐도 장이모우 감독이 만든 영화는 중국어 발음들이 꽤 좋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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