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8일 수요일

뻔뻔스러움.

마치 나만 고귀한 듯 마치 나만 노력하며 사는 세상인 듯...
무심코 남의 얘기를 할 때 험담을 하고 있다.
물론 듣는 이에겐 내 뜻은 그게 아니라며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긴 하지만
상대방이 그런 내 말을 믿던 믿지 않던 간에
내 마음은 무의식 중에 그래놓고 말이 밖으로 튀어나와 객관적인 느낌이 형성되면
그제서야 뜨끔하며 후회를 하곤 한다.
 
당사자를 앞에 마주하고는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서
지금 내 옆에 있지도 않은 그리고 앞에 있는 사람과 별 관계도 없는 사람 얘기를
어쩌면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뻔뻔하게 할 수 있을까.
참 오랜동안 몸에 밴 좋지 않은 습관임엔 분명하다.
 
말을 아낀다는 것은 내가 할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꾸미는 말이나 남을 험담하는 얘기들을 하지 않는다는 것일터.
예전에 한창 수련을 하고 있을 때는 이것처럼 쉽게 지켜지는 약속이 없더니...
나와서 에너지도 점차 사라지고 다시 내 업과 습에 이끌려 살다보니
다시 똑같은 실수를 번복하고 있다.
 
말하지 말 걸...이란 생각보단 무엇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미리 고민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분명 사람끼리는 다름을 알면서도 왠지 그 다름이 나와 너무나 다를 때에는
나의 알량한 척도로 옳고 그름으로 재단하려고 하는 것.
 
수없는 반성이 부끄럽지 않도록....
'반성'아...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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