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 30일 목요일

[mov] 엔비 / Envy / 终极贱靶

엔비 / Envy / 终极贱靶


감독 : 배리 레빈슨
출연 : 벤 스틸러(팀 딩맨), 잭 블랙(닉 밴더마크), 레이첼 와이즈(데비 딩맨), 에이미 포엘러(나탈리 밴더마크), 크리스토퍼 워큰(드리프터)


성실과 공상,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좋은 것일까? 뻔한 말이지만 어떤 게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성실한 사람은 그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을 테고 공상을 좋아하는 사람은 또 그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을 테니까. 성실한 사람과 공상가, 이건 이 영화를 풀어가는 아이디어는 될지언정 주제는 아니다. 친구간의 질투와 시기에 대한 이야기니까.

그런데 나도 전에 자주, 요즘은 가끔 공상(?)을 해볼 때가 있었다. 예를 들면 카니발이나 카렌스 등의 차가 나오기 훨씬 이전에 일반 승용차 문이 지금의 밴 스타일로 열리게 되면 좁은 곳에서도 사람이 타고 내릴 때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옷에 컴퓨터를 부착하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첨가한다면 좋지 않을까, 옷 스타일은 그대로지만 색깔은 원하는 대로 혹은 날씨에 따라서 변한다면 어떨까… 하는 식의 생각들. 영화에서도 닉은 그런 공상을 끊임없이 하면서도 스스로 결정이 내려지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 스타일이어서 갑부가 되었지만 난 생각만으로 그쳤으니 지금 갑부가 안되었겠지. 생각했던 것들이 몇 년 후 혹은 10년 후 즈음 다 현실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혼자서만 신기해하곤 했다. 망상이건 공상이건 아이디이건 간에 생각한 것을 현실화 시키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돈 벌고 싶다면 생각한 걸 실천으로 옮겨라!!! 꼭 돈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꿈이나 이상이 있다면 실천으로 옮겨야 그 결과를 보는 법.

사실 영화를 보면서 팀이 드리프터에게 신세한탄을 하는 장면에서 닉은 공상을 좋아하지만 그걸 실천으로 옮겨 부자가 되었고 자신은 그러지 못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생각한대로 애니메이션을 하게 되었고 중국에까지 왔지만 여전히 많은 생각들은 생각으로만 사장되고 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 만약 나랑 정말 친한-생활수준도 비슷한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갑부가 되었다고 할 때 난 어떤 마음이 들까? 그 친구를 질투하고 시기하고 때론 모함도 하게 될까? 아니면 그 친구에게 잘 보여서 혜택을 보려고 할까? 그런 상황에 접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말을 할 수는 없겠다. 다만 지금 내 친구들이라면 별다른 일들은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믿음 정도는 있다. 옛말에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고 하는데 질투와 시기는 여기저기에서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갑부가 되었다고 하면 어떨까? 그렇다면 말할 수는 없지만 생각해 둔 바가 있다. 내가 갑부가 되면 친구들이여 걱정 마시라~!!!:)

언제부터인가 닉을 연기한 잭 블랙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정확히는 “스쿨오브락/School of Rock(리차드 링클래이터 감독)”을 보고서부터다. 그 전에 다른 영화를 보거나 이야기를 들을 때는 너무 오버하는 연기가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잘 보지 않았는데 그 오버 연기가 아주 적절하게 그리고 인간적으로 다가온 영화 “스쿨오브락/School of Rock”를 보고서 잭 블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도 역시 빛을 발한다. 벤 스틸러의 코믹연기는 잭 블랙이나 아담 샌들러보다는 못한 것 같다는 생각. 드리프터로 분한 크리스토퍼 워큰은 역시 제 몫을 다 해준다. 잠깐 잠깐이지만 극과 극의 연기를 보여주는 맛. 멋지다.

똥을 사라지게 해주는 스프레이를 발명하고 이름을 “VaPooRize”라고 짓는데 그 이름을 꼭 잭 블랙이 지은 것만 같다.^^ 게다가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라든지 약간 어설픈 졸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든지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잭 블랙 표 연기가 빛을 발한다. 잠시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나오는 장면에서는 잭 니콜슨을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가만 보면 잭 블랙도 매력있는 얼굴이긴 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 MTV Movie Award에서였던가 잭 블랙이 최우수 코미디언상을 받을 때 시상식에 올라와 덤블링과 더불어 보여준 갖가지 액션은 삶이 아예 영화 속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마지막에 또다른 신제품(!)을 개발해 재기에 성공하는 두 친구들을 보면서 우리 주변에도 로또 복권 못지 않는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넘쳐나지 않나 싶은 생각을 잠시 했다. 거기에 실행으로 옮기는 용기와 추진력이 있는 삶의 에너지를 첨가한다면 말이지!!!


☞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댓글 2개:

  1. High Fidelity란 영화를 봤는감?

    우리나라선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란 아주 엄한 제목으로 소개되었지,,

    잭 블랙이 조연으로 나오는데 몹시 깜찍하다네~ 우하하

    (난 또라이 취향이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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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isca - 2005/10/28 15:30
    음, 네가 말한 영화는 보지 못한 듯. 제목은 아주 귀에 익은데 말야. 잭 블랙을 좋아하면 또라이 취향인가?-_-a 나도 잭 블랙 좋아하는데.=_=;;

    함 찾아서 봐야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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