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20일 목요일

눈 내린 밤.

눈이 내린 학교는 참 이쁘다.
사람 발이 닿지 않은 곳들도 있어서 눈이 새하얗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눈이 내리면서 사람들 자주 다니는 인도나 길들은 질척거린다.
눈의 양면성-_-;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저녁에 가로등에 비춰지는 눈 내리는 광경은 또 아름답다.
왠지 미소가 지어지고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고 하고...
 
길을 걸을 때 총총걸음으로 아주 조심조심 걷는다...
택시들, 자가용들 바퀴에 눈 녹은 물이 튈까봐 조심조심 다니고
혹여라도 넘어질까 조심조심 다닌다...
 
그러고보면 내리는 눈을 느끼는 마음 별개, 눈 내린 후 살아가는 걱정 별개다.
 
언제부턴가 추워지면 혹 집 없는 사람들이 생각이 나서
가끔씩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눈, 바람 피할 공간이 없다는 건...정말 가슴아픈 일 아닌가.
...겨울은 사랑과 축복과 기쁨 그리고 슬픔과 아픔이 공존하는 계절인 듯 싶다.
 
해외에서 맞이하는 겨울은 좀 다른 감상을 갖게 한다.
뭐랄까... 한국과 정말 많이 떨어져있다는 느낌?
그리고 혼자 이 곳에서 물 위의 기름처럼 부유하고 있다는 느낌?
 
눈도 내리고 점점 추워질텐데...겨울을 잘 보내야겠다고 맘 먹었다.
편안하게 포근하게 겨울을 보내도록 해야지...
 
사람들의 키가 한 뼘씩 작아지고 보폭은 좁아지고
자동차들의 움직임이 5분의 1씩 느려지고 밤은 빨리 온다.
 
정말 겨울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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