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8일 토요일

변명.

사실 참 오랫동안 고민한 것이 있다.
아니, 줄곧 고민해 온 것이라기 보다
상황상황이 생길 때마다 나름대로 깊게 고민을 한 편이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것.
그리고 나도 상대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것...들 말이다.
 
사실 내가 사람들에게 좋지 않게 보여진다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그런 오해를 샀을 경우에
난 내 스스로가 좋은 사람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변명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했었다.
내 스스로가 단 한사람이에게라도 좋지 않은 모습으로 기억되는 건 싫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행위에 대해 난 덧붙여 변명하거나 거짓말을 한다.
변명하는 모습도 좋지 않게 보일까봐서다...
 
사실 오래 전, 난 상대방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상대방에 내게 보여지는 것만이 신경 쓰였고 민감했었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사람의 가치를 매겼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가면서 다시 말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상대방이 나에게 보여지는 것들은 그냥 그렇게 지나갈 수 있게 되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도 되었고 이해하게도 되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고쳐지지 않고 있는 부분은
상대방의 본의가, 의도가 좀 잘못되었다고 판단되어질 때
상대방에게 내 의견을 강요하는 것이다. 내가 옳지도 않으면서...
그런 부분도 내 스스로는 많이 사라졌다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 나의 그런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나니 다시 생각되어진다.
 
혹자는 나의 그런 행위에 대해 좋은 뜻으로
상대방에게 애정이 있으니 그렇게 자꾸 말도 하고 그러는거라 한다.
애정이 없으면 그냥 신경쓰지 않고 살면 되고 상대방이 힘든 일이 생겨도 그런가보다 한다고...
 
그 말은 아주 조금 일리는 있는 듯 싶다.
사실, 어떤 사람에 대해 개별적인 애정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힘들어 하는 사람을 보면
어떤 마음이라도 들기 마련이니까...
그건 내가 아니더라도 모두 마찬가지일 성 싶다.
 
그런 욕심은 내가 앞으로 조금씩 더 고쳐나가면 될 단점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갈수록 내가 상대방에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는 건 견디기 힘들다.
요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의 취사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했다.
단순하게 결론을 내린 건 변명하지 말자.였다.
변명을 하지 않으면 나의 진심이 알려지지 않을 수 있다는 조급함이 남아 있지만
상대방이 나의 행동에 대해 그렇게 생각했다면
좋든 싫든 그렇게 비춰졌다면 그건 내 몫이란 생각을 했다.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스스로를 추스려가며 살면 된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에게 오해를 사게 했던 부분이 있으면
앞으로 그런 오해가 없도록 노력하면 될 것이고
오해가 아니라 정말 내 의도가 잘못된 것이라면 고쳐가면 될 것이다.
 
여전히 조급한 마음은 남아있지만 서두른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계속 내 스스로를 반조하며 돌아보며 살펴보며 살아야겠다.
작은 것도, 큰 것도 모두 내 육근동작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니.... 내 '업'이니....
비우고 비워서 맑아지도록....투명해지도록....
 
걸림없는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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